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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귀하고 향기로운 백서향,오래오래 보전하기

등록 2007-02-11 17:03

이유미 숲 이야기 / 백서향

연구실 창가에 백서향 화분이 있습니다. 꽃송이가 맺힌 게 벌써 한 달은 된 듯합니다. 꽃송이가 열리며 풍겨낼 향기를 상상만 해도 마음이 설레여 날마다 정성스레 물을 줍니다만 좀처럼 꽃잎을 열지 않습니다. 그만큼 백서향 향기가 귀하고 특별하기 때문이지요.

백서향은 팥꽃나무과에 속하는 상록나무예요. 넓은 잎을 가진 작은 키의 나무입니다. 오래 자라야 키가 1m를 넘기 어렵습니다. 자그마하게 크니까 정원 한켠에 심어 두고 꽃과 열매와 향기를 즐기기에는 더할 나위 없지요. 하지만 추운 곳에서는 살 수 없으므로, 중부 지방에서는 화분에 심어 실내에 들여오기 전에는 이런 기쁨을 누리기 어려워요. 백서향이 저절로 자라는 곳은 경남의 맥도, 거제도, 전남의 흑산도, 그리고 제주도의 바다가 가까운 숲입니다.

백서향은 일찍 꽃을 피워 봄소식을 알리는 꽃의 하나이지요. 봄이 오기도 전에 꽃망울이 맺기 시작하고, 봄이려니 싶으면 벌써 꽃은 활짝 피어 있답니다. 벚꽃보다도, 개나리보다도 먼저 봄소식을 알리는 우리의 꽃입니다. 위로 선 줄기 사이사이에 작은 청감색 가지들이 자라서 나무 모양을 만들어 주고, 손가락 길이쯤 되는 길쭉한 잎은 늘 푸르게 반질거리며 달려 있습니다, 가지 끝엔 흰색의 작은 꽃들이 둥글게 모여 달리는데, 마치 신부의 부케를 보듯 순결한 느낌을 주지요. 향기가 천리까지 간다 하여 천리향이라 부르기도 해요.

그런데 백서향은 우리나라에서 사라져 가는 식물입니다. 자라는 곳도 드물고, 그나마 많은 사람들이 하나둘씩 옮겨가버려 보기 드물게 되었지요. 다행스럽게 이 나무를 키우는 기술이 개발돼 꽃가게에서 살 수 있게 돼 조금은 안심입니다.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아름다운 꽃은 산이나 들에서 가져와 심는 것이 아니라, 씨앗을 받아 키우거나 아니면 꺾꽂이나 조직 배양 등으로 키운 식물들을 사서 키워야 한다는 점입니다. 꽃이 곱다고 함부로 집에 옮겨오는 것은 그 식물을 사라지게 만드는 가장 큰 위험이 되기 때문입니다.


국립수목원 연구원 ymlee99@fo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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