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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충암고 ‘담임선택제’의 진실은?

등록 2007-03-06 22:21수정 2007-03-07 08:04

“젊은교사 집중 배치로 강행, 생색내기용”
‘공교육의 신선한 실험’으로 주목받고 있는 서울 충암고의 ‘학급 담임 선택제’가 충분한 의견수렴과 준비 없이 이뤄져 ‘생색내기’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충암고는 지난 15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1학년 신입생들이 선착순으로 자신이 원하는 담임을 선택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 학교 교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학교의 올해 1학년 담임 20명 가운데 기간제 교사는 9명이나 됐으며, 특히 2명은 신임 기간제 교사였다. 민아무개 교사는 “경험 많은 교사 중 담임을 원하는 교사들이 있었는데도 신분상 약자일 수밖에 없는 기간제 교사와 젊은 교사들을 집중적으로 배치한 것은 담임 선택제를 밀어부치기 위한 의도로 밖에 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학교 교사는 교장을 포함해 119명이며, 이 중 기간제 교사는 26명이다.

학생들에게 주어진 정보도 부실했다. 학교 쪽은 교사 이름과 사진, 학급운영 방침을 홈페이지에 올렸는데, 학급운영 방침은 인사말 수준의 글이 대부분이었다. 한 1학년 교사는 “홈페이지 공개 하루 전날 밤 갑자기 학급운영 방침을 올리라고 해서 부랴부랴 써냈다”고 말했다.

이 학교 신입생 강아무개군은 “선배와 엄마 친구 등을 통해 선생님들에 대한 평판을 전해듣고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아무개군은 “친한 친구들끼리 미리 한 교사를 찍은 뒤 모두 같은 반에 지원했다”며 “가장 우선적으로 본 것은 외모와 인상이었다”고 말했다.

담임 선택제가 이렇게 반쪽짜리가 된 이유는 학교 쪽이 교사들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교사들은 주장했다. 홍아무개 교사는 “교사들이 담임 선택제 실시 얘기를 처음 들은 것은 학생들의 ‘선택’을 불과 일주일 남겨둔 2월8일 회식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상화 교감은 “비록 비공식적인 자리이긴 했지만 2월8일 이전에도 몇 차례 의견 수렴을 거쳤다”며 “담임 중에 기간제 교사가 많은 것은 담임을 원하는 기간제 교사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충암고에 앞서 경기 ㄱ고에서도 몇 년 동안 담임선택제를 실시하다 2005년에 폐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교 졸업생 신아무개(20)씨는 “2004년 입학할 때 담임을 선택했는데, 여교사와 젊은 교사, 학생들을 무섭게 다루지 않는 교사들 반에 집중적으로 지원하거나 ‘끼리끼리’ 한 반에 몰리는 등의 문제점이 생겨 이듬해부터 폐지됐다”고 말했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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