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고교는 홈페이지를 통해 담임 선택제 시행을 알리고 있다. 인터넷뉴스바이러스
실제 교사 정보 없어.."제대로 된 학급운영안 없어 사진보고 뽑았다"
허울뿐인 충암고의 ´고교담임선택제´
담임선택제, 과연 '교육경쟁력' 키울 수 있을까?
충암고등학교가 2007학년도 신입생부터 '담임 선택제'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충암고등학교는 홈페이지를 통해 "교육 수요자인 학생, 학부모님에게 학급 담임선생님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자" 담임 선택제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실제 학생들은 지난 15일 오전 9시부터 1시간 동안 인터넷을 통해 선착순으로 자신이 원하는 담임을 선택했다. 학급 정원(37명)을 다 받은 교사는 학생들의 선택에서 제외했고 8명의 교사의 학급은 미달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 결과 입학예정 자 739명 중 651명이 신청해 88%의 등록률을 보였고, 담임을 선택하지 않은 나머지 88명은 성적 등을 반영해 학급이 배정됐다.
충암고 김창록 교장은 담임선택제 시행에 앞서 "지금껏 교사들이 학부모들의 외면을 받아 온 이유는 경쟁없는 무사안일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며 "공교육은 교육 수요자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줘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교육경쟁력'을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본지가 취재한 결과, 충암고 신입생들은 교사에 대한 전혀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교사를 선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홈페이지에 접속해 교사들의 사진과 짧은 인사말 만을 읽어보고 자신의 담임을 직접 선택해야하는 상황이 난감하기만 했다.
'최소한 몇 시간씩 고민했다'던 교사들의 학급운영안은 찾아볼 수 없었고, '새학기 잘해보자'는 정도의 인사가 학생들을 기다렸다. 심지어 신임교사들이 맡은 학급은 사진 조차 게시돼 있지 않아 학생들에게 어떤 '선택권'을 주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한 시간으로 제한 된 시간과 선착순 투표방식으로 학생들로 하여금 신중한 검토와 고민의 시간을 보장해주지 않았다.
이런탓에 인터넷을 통한 담임선택제를 경험했던 학생들은 선택의 기쁨 보다는 정보없는 '난감함'이 더욱 앞섰다는데 목소리를 모았다.
충암고에 입학 예정인 한철민(가명)군은 "선생님들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투표를 하려고 하니 난감했었다"며 "솔직히 담임선생님을 보고 선택한 것 보다는 친구들끼리 한 반이 될 수 있게 선택했고 이 부분이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영민(가명)군도 "신입생들은 1학년 담임을 한번도 보지 못했기 때문에 대부분 홈페이지를 통해 사진의 인상을 보고 선택했다"고 말했다.
실제 홈페이지에 기재 돼 있는 '학급운영안'을 살펴보면, '학교는 나 혼자만의 생활공간이 아닙니다.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자유로우면서도 자발적이며...(줄임) 학급 운영 방침은 다음과 같습니다. 성실하며 근면한 고등학생이 되자, 학급의 주체가 되어 자율적인 학급을 만들자', '올 해 충암고에 처음 부임하게 될 신임교사로서 열정과 정성을 다해서 학생들과 함게 의욕적인 한해를 꾸려나갈 것입니다', '꿈과 열정, 노력만 가지고 오세요. 여러분이 꿈꾸는 그것 이상을 여러분의 미래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바른 예절의 생활화, 약속을 지키고 성실히 생활하기, 스스로 참여하기'등 학급운영안이라고는 볼 수 없는 정도의 추상적인 문장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담임선택제 시행에 대해 전교조 또한 논평을 통해 "입학도 하지 않은 학생들이 인터넷을 통해, 그것도 선착순으로 신청 받아 담임을 배정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요식행위고 사실상 학생들에게도 순간의 재미 이상의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신청이 기자 tlscjddl@hotmail.com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신입생들은 이러한 ‘학급운영안‘을 보고 교사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자신의 담임을 선택해야 했다. 인터넷뉴스바이러스
1학년 담임교사들의 학급운영안은 대체로 이러하다. 학생들은 무엇을 보고 ‘선택‘을 했을까? 인터넷뉴스바이러스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