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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오늘도 우리들은 매점으로 간다

등록 2006-09-10 17:13수정 2006-09-11 13:41

1318리포트

쉬는 시간에 가장 북적대고 시끄러운 장소는? 운동장? 화장실? 다름 아닌 매점이다. 입구부터 학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꽉꽉 들어찬 쉬는 시간의 매점은 행복한 전쟁터다. 매점은 배고픔을 달래주고 대화의 공간을 대신하는 학교에 없어서는 안 될 기본 요소가 되었다.

학생들이 매점에 오는 이유는 다양하다. 부실하게 아침밥을 먹었거나 아침밥을 먹고 오지 않아 빵으로 대신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그냥 배가 고파서 오는 학생, 점심밥이 부족했던 학생들도 있다. 친구들과의 우정을 다지기 위해 모처럼 한 턱 내러 오는 학생, 가끔 수업에 지친 학생들을 위해 아이스크림을 쏘는 선생님도 계신다. 서울 동양중 3학년 최수영(15)군은 “더울 때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수를 주로 먹으러 온다”고 했다. 사람이 너무 많을 때는 대표로 한 친구가 돈을 걷어들고 겨우겨우 빵 여러 개를 사서 나오기도 한다.

매점은 대화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비교적 한산한 시간의 매점에는 학생들끼리 한쪽 공간에 따로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친구들끼리 뭔가를 먹으면서 이야기하고 싶지만 교실에서는 냄새도 나고 다른 친구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해서 아쉬웠던 학생들에게 매점은 그러한 대화가 가능한 거의 유일한 공간이다.

그러나 학교 매점이 마냥 행복한 곳만은 아니다. 매점에서 나오는 쓰레기로 학교가 몸살을 앓기도 한다. 점심 먹기 전 너무 군것질을 많이 해 식사를 못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학생들의 빈약한 주머니를 털어내는(?) 해악도 엄청나다. 하지만 이런 것은 그나마 양호하다.

아침이나 점심식사를 매점에서 파는 빵 등으로 때우기도 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은데, 이런 아이들은 불균형한 영양 섭취로 성장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매점에서 파는 주요 품목인 싼 가격의 빵, 음료수, 과자, 아이스크림 등에는 설탕이 많이 들어가 있고 영양이 충분하지 못해 우리 몸에 그리 좋은 음식들이 아니다. 이러한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은 비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더구나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공부를 하려면 매점 음식으로는 버티기 힘들다. 서울 동작고 1학년 김은지(16)양은 “가끔 매점에서 군것질을 하는데 그럴 때마다 밥맛이 없어 급식을 안 먹는다든지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했다. ‘잘 먹어야 공부도 잘한다’는 선생님들 말씀이 헛말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일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매점은 학창시절의 추억에서 결코 빼놓을 수는 없다. 먹고 싶은 욕구도 충족시켜주고, 친구들과 신나게 수다도 떨고, 휴식도 취할 수 있는 곳이 학교 안에 매점말고 또 어디가 있을까? 오늘도 학생들은 매점으로 간다. 더불어 힘든 학창시절도 즐거운 추억으로 장식된다.

최지혜/1318리포터, 서울 동작고 1학년 win90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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