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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시상식 오프닝·해외투어…‘춤꾼’ 무대 점점 넓어져

등록 2006-06-25 19:32수정 2006-06-26 15:50


직업인에게 듣는 나의 전공/프로 비보이(B-boy) 박형준씨

힙합이 우리나라에 유행된 지 한참 됐다. 그렇지만 ‘비보이(B-boy)’을 아느냐고 물으면 모르는 사람이 많다. 비보이는 쉽게 말하면 브레이크 댄스다. 로보트처럼 팔과 다리, 몸통을 꺾으며 추는 춤 형태다. 박형준(22)씨는 이런 비보이를 전문으로 하는 춤꾼이다. 하루 2~3시간씩 춤을 춘다. 공연을 앞두고는 한달 가까이 하루종일 춤만 춘다. 이런 생활이 벌써 7년째다.

프로 비보이의 길을 걷고 있지만 박씨의 어렸을 때 꿈은 화가. 부모의 지원 속에 10년 가까이 그림만 그렸다. 당연히 미대에 들어가는 게 꿈이었다. 그런데 중 3때 옆 반 친구가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모습을 보고 ‘뿅’ 갔다. 집에 돌아와서 친구가 춤추는 모습을 떠올리며 따라해봤다. 그리고 줄기차게 연습을 계속했다. 그것도 혼자서.

“교본도 없었고,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었어요. 비보이 공연을 돌아다니며 혼자서 따라 연습하는 게 전부였어요. 나중에 운좋게 외국 비디오테이프를 하나 구해서 무지 기뻤는데, 얼마나 돌려봤는지 테이프가 다 늘어나 버렸더라고요.”

힘들게 구슬땀을 흘린 결과, 박씨의 노력은 하나씩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서태지와 아이들’ 멤버였던 이주노씨가 만든 팀 ‘고릴라’에 합류해서 본격적으로 비보이를 할 수 있게 됐고, 텔레비전 광고 등에서도 섭외가 들어왔다. 2002년엔 현재 이끌고 있는 ‘20th century boyz’를 결성해 리더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텔레비전 방송은 물론이고 각종 시상식, 지방 축제, 해외 투어 등에서 박씨의 그룹은 오프닝과 피날레 공연을 했다. 또 지하철 예술무대에서 300회 넘게 공연도 했다.

노력 덕분인지 2005년 엘지 액션 스포츠 유럽투어 공연, 유비엠 비보이 배틀 우승, 댄스이스마이라이프 배틀 우승, 텔레비전 광고 출연 등으로 유명세도 타고 있다. 내년에는 음반도 내 가수로도 데뷔할 계획이다. 최근에 책도 펴냈다. <비보이 스쿨>(도서출판 래)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국내에서 처음 나온 비보이 전문 교본. 초보자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수많은 사진을 올렸고 사진마다 동선을 화살표로 표시했다.

박씨는 비보이 춤꾼이 되는 길이 쉽지는 않다고 했다. 어떤 춤보다 격렬한 움직임이 필요하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많고, 제대로 배울 만한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또 그룹을 결성하고 공연 부탁을 받아도 준비 과정이 만만치 않다. “모든 춤은 음악에 맞춰 만들어져요. 따라서 음악적 감각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하고, 아이디어와 기획력도 좋아야 해요. 깔끔한 공연 하나 나오려면 보통 3개월은 걸리죠.”


그에 반해 대우는 아직까지 썩 좋지 않다. 대회 수상 등으로 어느 정도 실력을 인정받는 팀이 아니라면 돈을 벌기는 쉽지 않다. 나이가 들면 유연성이 떨어져 은퇴 연령이 빠른 것도 문제.

하지만 올초부터 비보이가 인기를 끌고 있고 덩달아 각종 행사마다 오프닝 및 피날레 무대 1순위로 비보이 팀들이 초청을 받고 있어 전망이 어둡지는 않다. 지난 올림픽 때는 공식종목 채택 논의까지 있었다. 박씨는 “국악 등 다른 예술분야와 연계한 공연을 기획하거나, 해외로 나가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며 “나이가 들면 공연기획자나 가수 등으로 진출할 수도 있다”고 했다.

글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사진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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