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숨진 채 발견된 교사 ㄱ씨의 아버지가 딸에게 쓴 자필 편지가 공개됐다.
이 편지는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근 도로에서 열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집회’에서 상영된 ㄱ씨 추모 영상에 포함돼 있었는데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계속 공유되고 있다.
ㄱ씨의 아버지는 “이쁜 딸램이와 함께 한 지난 세월이 아빠는 행복했는데 딸램이는 많이 아팠구나. 지켜주지 못한 못난 아빠를 용서해다오”라고 편지에 적었다. 이어 “부디 그곳에서라도 행복하기를 바란다. 부디 그곳이 너의 희망이 되기를 간절하게”라고 했다.
ㄱ씨가 숨진 배경에 과도한 교육활동 침해가 있었다는 의혹이 계속 커지고 있는 가운데, ㄱ씨가 숨지기 전 학교에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나 학생들 간 다툼 등과 관련해 10차례 업무 상담을 요청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해 2번의 상담을 진행했고 올해 들어 3월 1번, 4월 3번, 6월 1번씩 상담했으며 ㄱ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달에는 총 3번의 상담이 이뤄졌다.
이달 상담을 요청한 기록에는 지난 12일 ㄴ학생이 ㄷ학생의 가방을 연필로 두드리다가 ㄷ학생의 이마가 긁힌 이른바 ‘연필 사건’이 나온다. ㄱ씨가 상담을 요청한 내용의 가장 최근 기록에는 ‘연필 사건이 잘 해결되었다고 안도했으나, 연필 사건 관련 학부모가 개인번호로 여러번 전화해서 놀랐고 소름 끼쳤다고 말했다’고 적혀 있었다.
이와 관련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31일 기자간담회에서 “‘연필 사건’이 발생한 날 이후 고인이 사망한 날까지 (‘연필 사건’과 관련된) 학부모 당사자와 고인간의 통화 및 문자 메시지가 수회 정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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