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이민족의 머리를 들고 길을 열었다…길 도 ‘道’의 유래

등록 2023-03-06 16:11수정 2023-03-20 17:27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ㅣ길 도 道

길(道)은 사람이 다니도록 만든 곳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의 ‘도리’ ‘도덕’이라는 뜻도 생겼다. 그런데 글자 속에 머리 수(首)가 들어 있다. 사람은 생각하는 존재이기 때문일까?

도(道)는 갈 착(辶)과 머리 수(首)가 합쳐진 글자이다. 옛날 문자는 머리를 손에 들고 가는 모습이다. 머리는 아마도 적대적인 부족의 것이리라. 고대에는 자기 부족 영역 밖으로 나가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위이다. 그래서 새로운 길을 가야할 때, 적대적인 이민족의 머리를 가지고 악령을 쫓는 의식을 치른다. 이렇게 길을 깨끗이 하면서 나아가는 것을 도(導 이끌 도)라 하고, 그렇게 해서 깨끗해진 길을 도(道)라고 하였다.

고대 청동기에 새겨진 글자를 금문(金文)이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도가 ‘갈 행(行)’과 수(首)로 되어 있다. 행(行)은 외부세계로 나가는 큰길이다. 위험한 외부세계로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악령을 쫓는 의식은 대단히 엄중했다. 그것을 알 수 있는 글자가 역시 길을 의미하는 도(途)자이다. 글자 속의 여(余)는 손잡이가 달린 날카로운 침을 뜻한다. 도(途)는 이 침을 땅속에 박아넣어 지하의 악령을 물리치는 주술에서 나왔다.

길 로(路)도 비슷하다. 각(各)이란 글자는 기도하면서 신을 부르는 모양의 글자이다. 외부세계와 경계를 이루는 문(門)에도 이민족의 머리를 묻었다고 한다. 이처럼 고대인들은 머리가 악령을 물리치는 강력한 주술력을 지녔다고 믿었다. 나중에 관리가 지방에 부임하는 시대가 되었을 때까지도 이런 의식이 계속됐다.

이처럼 길은 ‘엄중하게 열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의 길, 즉 사람의 도리, 도덕, 이치 등의 의미가 파생되었다. 철학적으로 심오한 경지를 ‘도’라고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연재도 새로 난 ‘길’이다. 즐겁게 나아갑시다. 출전: <字統>(시라카와 시즈카 저)

이인우 | 리쓰메이칸대학 시라카와시즈카기념동양문자문화연구소 객원연구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홍장원, 헌재 스크린에 메모 띄워…“윤석열 ‘싹 잡아들여’ 지시” [영상] 1.

홍장원, 헌재 스크린에 메모 띄워…“윤석열 ‘싹 잡아들여’ 지시” [영상]

[단독] “나경원 해임 기사 보내니 용산 사모님이 좋아하네요” 2.

[단독] “나경원 해임 기사 보내니 용산 사모님이 좋아하네요”

전한길, 윤석열 국민변호인단 참여…“지지율 60%면 탄핵 못 해” 3.

전한길, 윤석열 국민변호인단 참여…“지지율 60%면 탄핵 못 해”

[영상] 피식, 고개 홱…윤석열, 체포명단 폭로 홍장원 노골적 무시 4.

[영상] 피식, 고개 홱…윤석열, 체포명단 폭로 홍장원 노골적 무시

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민낯은 ‘비정규 백화점’ 방송사 5.

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민낯은 ‘비정규 백화점’ 방송사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