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퇴직 교원 포상 탈락자 3명 가운데 1명은 음주운전 전력 때문에 정부 포상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1월부터는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징계를 받은 교원은 교원 승진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이 때문에 ‘만취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장관직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재차 나오고 있다.

22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2월 퇴직 교원 포상 신청자 3890명 가운데 3431명이 실제 포상을 받았다. 459명이 교육청과 교육부 심사에서 탈락했는데 이 가운데 136명(30%)이 음주운전 전력 때문에 포상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에 신청조차 하지 않은 교원까지 포함하면 음주운전 전력 때문에 포상을 받지 못한 교원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장관은 매년 유·초·중·고 및 대학 등 교육 현장에서 헌신한 교원을 대상으로 정부 포상을 추천하고 있다. 다만, 음주운전 등 주요 비위를 저지르면 부적격자로 분류해 포상 추천을 제한한다. 안민석 의원은 “새 교육부 장관이 취임하면 이달 말까지 행안부에 8월 퇴직 교원 가운데 정부 포상 대상자를 추천해야 한다. ‘만취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박 후보자가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교원의 정부 포상을 막을 도덕성이 있냐”며 “윤 대통령이 임명을 철회하거나 박 후보자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2001년 12월17일 밤 11시께 서울 중구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 단속에 적발됐다. 혈중알코올농도는 0.251%로 만취 상태였고 이는 당시 면허취소 기준(0.1%)의 2.5배에 달하는 수치다. 그럼에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02년 9월 박 후보자에게 벌금 250만원 형의 선고유예 처분을 내렸다. 2002년 7~1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처리한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사건 214건(1심 기준) 가운데 선고유예 처분을 받은 사건은 5건으로 전체의 2.3%에 그쳤다. 2002년 한 해 동안 전국에서 같은 혐의로 기소된 사건(1만2461건) 가운데 1심에서 선고유예 처분을 받은 경우는 전체의 0.67%(84건)에 불과하다.

이러한 음주운전 전력에도 불구하고 박 후보자는 2018년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정부 포상을 받았다. 2018년 정부 포상 업무지침에 따르면 음주운전 등 주요 비위를 저지른 공무원은 정부 포상 추천이 제한되지만 박 후보자처럼 일부 공무원은 사면, 공적 등에 따라 포상을 받기도 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