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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확진교사 ‘콜록콜록’ 원격수업중…환자수, 대체인력 넘어설 판

등록 2022-03-07 17:23수정 2022-03-07 18:22

서울 벌써 2583명 확진인데 대체인력 2751명뿐
시교육청 “본인 동의아래 재택근무” 공문
새학기가 시작된 지난 2일 오전 울산시 북구 달천중학교에서 보건교사가 학생들에게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배부한 뒤 사용법을 알려주고 있다. 연합뉴스
새학기가 시작된 지난 2일 오전 울산시 북구 달천중학교에서 보건교사가 학생들에게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배부한 뒤 사용법을 알려주고 있다. 연합뉴스

“기침이 계속 나서 녹화를 하다가 네 번이나 끊었어요. 대신 일할 선생님을 찾기가 워낙 힘드니 어쩔 수가 없네요.”

서울의 한 사립 중학교 도덕 교사 강아무개씨는 7일 코로나19에 확진돼 집에서 격리를 시작했다. 하지만 강씨는 쉴 틈이 없었다. 학교에서 동료 교사에게 보강을 맡기든지 녹화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학교에서 수업을 볼 수 있게 하든지 둘 중 하나를 택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강씨는 “주요 과목이 아니다보니 대체인력을 구하기가 더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확진 교사의 빈자리를 채울 대체인력 ‘구인난’은 주요 과목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의 또 다른 중학교 국어 교사 유아무개씨는 지난달 25일 코로나19에 확진됐다가 지난 4일 자정에 격리 해제됐다. 하지만 유씨는 격리기간인 3~4일 이틀 동안 집에서 원격수업을 진행했다. 유씨는 “대체인력 구하기가 워낙 힘들다보니 확진되면 일단 병가를 쓰고 동료 교사들이 보강을 해주다가 몸상태가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본인이 직접 수업을 하겠다는 교사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대체인력 ‘구인난’의 가장 큰 이유는 공급에 견줘 수요가 크게 늘어난 탓이다. 특히 서울은 대체인력풀 규모와 확진교사 규모가 거의 비슷한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날 0시 기준 서울 시내에서 코로나19에 확진돼 치료중인 교직원은 2583명인데, 대체인력으로 활용 가능한 인력은 2751명뿐이다. 개학 직전인 지난달 28일 0시 기준 치료 중인 교직원은 1577명이었는데 1주일 만에 1000명이 늘어난 것이다. 앞서 교육부는 정년인 62살을 넘겨도 기간제 교사로 일할 수 있게 하는 등 대체인력 채용 요건을 완화하고 총 7만5천명의 대체인력풀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울에 견줘 정규교원 규모가 3분의1가량에 불과한 대구와 경북의 대체인력풀은 7349명, 6490명으로 지역별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다.

학교에서 대체인력을 구하는 시간이나 격리 기간이나 비슷한 것도 확진 교사들이 직접 수업에 나서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유씨는 “당장 오늘 확진이 돼서 내일 학교에 못 나가는 상황인데 공고 올리고 사람 뽑고 수업 인수인계를 하는데 최소 3~4일은 걸린다”며 “교육당국에서 인력풀만 제공할 게 아니라 교육지원청에서 직접 인력을 확보해서 파견해주면 시간이 크게 절약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광주·대전·세종·강원·충북·충남·전남·경북·경남 등 10개 지역에서는 110여곳의 교육지원청에서 직접 보결전담 기간제교사를 한시적으로 채용해서 단기 대체인력이 필요한 학교에 파견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준비된 인력이 전국을 다 합쳐도 541명에 불과하고 서울과 경기처럼 오미크론 확산세가 가장 거센 지역에서는 실시하지 않는 등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한겨레>에 “중등의 경우 교육지원청마다 어떤 과목을 몇 명 배치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또 학교에서 대부분 자체 인력풀을 활용하고 있어 교육지원청에 별도의 인원을 구성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날 서울시교육청은 관내 학교에 공문을 보내 파견·휴직 교사 등도 본인 동의를 전제로 대체인력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확진 교원은 병가를 원칙으로 하되 증상이 경미하고 교육과정 운영상 불가피한 경우 반드시 본인 동의가 있을 때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안정적인 대체인력 공급 대책 없이 ‘본인 동의’는 형식적인 절차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교사 유씨는 “동료 교사들에게 보강을 맡기는 게 너무 민폐인 것 같아 격리 기간에 원격수업을 진행하긴 했지만 아무리 의지가 있어도 몸이 안 따라주는 느낌이었다”며 “대체인력이 배치되지 않는 한 확진 교사들이 공문 내용을 활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김지은 기자 quicksilv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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