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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철조망 속 살다 도살된 강아지 아세요?”

등록 2011-05-12 15:49수정 2011-05-13 10:22

임순례 대표
임순례 대표
[한겨레 23돌] 행복 365
동물보호단체 ‘카라’ 임순례 대표

삼겹살에 소주 회식 문화
과도한 육류소비 부추겨
채식으로 `행복한 공존’ 실천

한국에서 채식 바람은 1990년대 특정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나 명상·수행을 하는 이들 사이에서 불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 웰빙 열풍이 거세게 일면서, 다이어트·건강식으로 채식이 ‘트렌드세터’들에게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2010년대에는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들이 늘고 시각이 전환되면서 육식문화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채식인들이 늘고 있다.

영화감독 임순례씨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의식적인 채식인’들이 늘어나는 경향성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2009년부터 동물보호 시민단체 카라(KARA)의 대표를 맡고 있다. 2003년부터 채식을 시작한 그는 동물성 단백질을 전혀 먹지 않는 ‘비건’(vegan)을 지향하지만, 지금은 어패류를 약간씩 먹는 ‘페스코’(pesco) 단계다.

채식인들은 과도한 육식의 원인을 음주문화에서 찾는다. ‘치맥삼소’(치킨+맥주, 삼겹살+소주)라는 음주 공식이 자리잡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다. 월드컵 축구 경기 때는 평소 2~3배 정도 되는 수백만마리의 닭들이 팔려나간다. 임 감독은 “회삿돈을 운영경비로 쓰면서 필요 이상 많은 고기를 먹는 것도 육식문화의 한 단면”이라고 말했다.

채식을 금기시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 임 감독은 ‘뜬장’ 이야기를 주로 한다.

“강아지들이 배설물이 저절로 빠지도록 만든 공중에 뜬 철조망에서 태어나 제대로 서지도 못한 채 한 발도 못 나오고 비인도적으로 도살됩니다. 육식 관성을 부추기는 현실에서, 소비량이라도 줄이는 일이 중요합니다.”

지난해 그는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을 찍으면서, ‘배우’였던 수소 ‘먹보’에 대한 스태프들의 시선이 도축용 소가 아니라 ‘먹보 그 자체’로 변하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올해도 반려동물을 다룬 옴니버스 영화 <미안해 고마워>를 찍었고, 이달 18일 환경영화제 개막작으로 선보인다. 육류문화에 대한 고찰이 자기변호조차 할 수 없는 다른 생명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길 그는 바란다.


“사료값이 고기값을 뛰어넘는 ‘성장임계치’라는 경제적 이유로 제 수명을 다 살지 못하고 죽임 당하는 동물들을 생각하고, 우리 집 강아지와 1년을 살다 죽는 식용견이 다르지 않다는 걸 느끼면 채식이 왜 행복한 공존에 이르는 길인지 알 수 있죠.”

글 이유진 기자·사진 최성열 <씨네21> 기자 youl@cine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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