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폭행·방임 등 학대로 사망한 아동이 전년 대비 2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 아동 중 절반 이상이 2살이 안 된 아기들이었다.
보건복지부가 31일 발표한 ‘아동학대 연차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50명으로 전년(40명)보다 25% 증가했다. 지방자치단체 아동학대전담공무원·수사기관 등의 조사를 거쳐 학대가 사인으로 확인된 경우의 숫자다. 사망 아동의 나이는 3살 미만이 30명(60%)으로 가장 많았고, 4∼6살(7명·14%), 7∼9살, 10∼12살(이상 각각 5명·10%) 순이었다. 특히 3살 미만 중에서도 36개월이 안된 피해 아동이 28명(56%)에 달하는 등 영아에 가까운 어린이일수록 치명적인 학대에 많이 노출됐다.
사망 원인은 폭행 등 신체 학대가 17건(34%), 부모가 자녀 살해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가 14건(28%), 감독 소홀 등 방임이 12건(24%), 화장실 등에서의 신생아 살해가 5건(10%)이었다. 학대 가해자 나이는 10~20대(23명), 30대(21명), 40대(20명) 등이었다.
지난해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등에 접수된 전체 아동학대 신고는 4만6103건으로 전년(5만3932건)보다 14.5% 감소했다. 관계 기관의 조사로 아동학대로 최종 판단된 사건도 이 기간 3만7605건에서 2만7971건으로 25.6% 줄었다. 2021년엔 생후 16개월 입양아가 양부모 학대로 사망한 사건 등으로 아동학대에 대한 관심이 커져 일시적으로 학대 신고가 늘었다가, 지난해 다시 감소했다는 게 복지부 설명이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해 완화돼 등교 등이 재개되면서 가정 내 폭력이 전년보다 줄어든 영향도 있었다.
복지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학대 신고가 활성화되도록 ‘아동학대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등에 규정된 신고의무자 범위를 넓히고, 학대 우려가 있는 2살 이하 아동을 조기에 발견하게끔 생애 첫 건강검진사업 등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천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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