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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출산율 쇼크 2~3년 더…팬데믹 결혼급감에 뾰족수 없다

등록 2023-02-23 17:44수정 2023-02-24 02:15

보사연, 한국 인구변동 요인 연구 보고서 내놔
2020년 혼인 감소율 10.7%로 10년 중 최고치
2019년 서울의 한 대형병원 신생아실. 연합뉴스
2019년 서울의 한 대형병원 신생아실. 연합뉴스

경북 경산시에 사는 김아무개(36)씨는 2021년에 하려던 결혼 계획을 1년 미뤄 지난해 4월 식을 올렸다. 가족과 친구들 축복 속에 결혼하고 싶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길 기다렸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을지 말지 명확한 계획이 없었지만, 결혼이 늦어지는 동안 출산을 하지 않는 쪽으로 기울었다. 김씨는 “결혼을 미루는 동안 물가나 금리도 올라 아이 낳기가 어려운 환경이 된 것 같다”며 “2세 계획은 접은 상태”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2021년 한국의 결혼 건수가 최근 10년 동안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까닭에, 2022년부터 2~3년 동안 출산율은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에서의 출산은 대부분 결혼 관계에서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펴낸 ‘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 진전 시대의 한국 인구 변동 요인에 관한 연구’를 보면, 2012년 약 32만7100건이었던 결혼 건수는 2016년 28만1600건으로 하락한 데 이어, 코로나가 확산된 2020년 21만3500건, 2021년 19만2500건까지 떨어졌다. 2012~2021년 결혼 건수는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특히 2020년의 경우 전년 대비 감소율이 10.7%로 10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1년 결혼 건수도 2020년보다 9.8% 줄었다.

더구나 코로나19 유행은 결혼 의향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기보단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이 2021년 2월과 2022년 두차례에 걸쳐 25∼49살 미혼 남녀 총 1742명을 대상으로 결혼 의향을 묻자 응답자 56.8%가 결혼하고 싶다고 했고, 43.1%는 결혼을 원하지 않았다. 코로나 유행을 거치며 결혼 의향이 달라졌는지를 묻자, 응답자 14.2%는 결혼이 더 하기 싫어졌다고 했는데, 결혼이 더 하고 싶어졌다고 한 응답자 11.5%보다 다소 많았다. 나머지 74.3%는 결혼 의향에 변화가 없었다.

연구진은 코로나 유행 이후 결혼 건수의 급격한 하락이 출산율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윤정 보사연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결혼을 하지 않으면 출산을 안 하는 경향이 있다”고 짚으며 “보통 결혼을 하고 2∼3년 뒤 첫아이를 낳는데, 2020년 혼인(결혼) 건수가 떨어진 여파가 2022년 출산율부터 미치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엔 전문가 회의에서는 코로나 확산 직후 단기적으로 출산율이 하락했다 2~3년 동안 점진적 회복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으나 한국은 이러한 전망과 다른 방향으로 출산율 전개가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연구진이 2012~2021년까지 국가별 월별 출생아 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을 포함해 거의 모든 비교 대상 국가에서 2020년 코로나 유행 이후 출생아 수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독일·스웨덴·스페인·체코·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2021년 이후 출생아 수가 증가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한국은 전년 동월 대비 출생아 수가 2020년 10월부터 2022년 6월까지 감소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줄었던 출생아 수가 점차 반등하는 국외 흐름과 한국의 흐름은 다르다는 설명이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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