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부부라는 이유로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 자격을 박탈당했다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가 2심에서 승소한 동성 부부 김용민·소성욱씨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서울고법 행정1-3부(재판장 이승한)가 21일
사실혼 동성 부부의 배우자를 국민건강보험법상 피부양자로 인정한 가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이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대법원 상고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 판결 요지나 판결문을 확인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원이 ‘동성이라는 이유로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건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하는 차별 대우’라는 취지로 판결한 데 대한 공단의 공식 입장이다.
국민건강보험법상 피부양자는 직장가입자에게 주로 생계를 의존하는 배우자·부모·자녀 등으로, 소득·재산이 일정 기준 이하여야 한다. 혼인 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 배우자도 이들이 사실혼 관계라는 사실을 다른 사람이 보증한 ‘사실혼 관계 인우보증서’ 등 서류를 제출하면 자격이 인정된다.
소성욱(32)씨·김용민(33)씨 부부는 2019년 5월 결혼식을 올린 사실혼 동성 부부로, 공단은 2020년 5월 부부에게 ‘소씨가 직장가입자 김씨의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다’는 취지 답변을 했다. 이에 김씨가 피부양자 자격취득 신고를 했고, 공단은 소씨를 김씨의 피부양자 등록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한겨레21> 보도로 알려지자, 공단은 ‘착오 처리’였다며 소씨의 피부양자 자격을 박탈한 뒤 지역가입자로 변경했다. 이에 소씨는 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했고, 앞선 1심에선 혼인은 남녀의 결합이기에 두 사람의 사실혼 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임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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