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서울 서대문구 대학가에서 한 학생이 마스크를 벗은 채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지나가는 버스 안 마스크 착용 승객과 대조를 이룬다. 연합뉴스
26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풀린 가운데,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이 ‘실내 의무 해제는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밝혔다. 올여름 코로나19 재유행(6차)에 이어 다음 7차 유행을 넘긴 뒤 마스크 의무 전면 해제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정기석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7차 유행에 대비해, 실내 마스크(착용 의무)를 과감하게 푸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7차 유행 시기와 규모는 가늠할 수 없다”면서도 “과잉하다 싶을 정도로 충분히 대비하는 것이 맞다. (마스크 벗는 데 대한) 국민 수용성이나 인식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이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발생 현황 등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위원장은 실내 마스크 의무를 없앨 경우 전 국민 일시 해제가 바람직하다며 ‘영유아부터 벗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반대했다. 그는 “언어발달 때문에 영유아가 마스크를 먼저 벗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언어발달은 (성인이 된 뒤) 대학생 때까지 계속된다. 아이들은 마스크를 벗는데 어른들은 벗지 못하며 생기는 여러 (혼란) 상황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제를 단계적으로 하는 것보다는 일시에, 다 같이 마스크를 벗어야 혼선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요양병원 환자 대면 면회 제한에 대해선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감염병 예방에) 우수한 환경을 갖춘 요양병원에는 더 개방적으로 대면 면회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조만간 결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국내 입국 뒤 1일 이내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에 대해서도 “양성률이 좀 더 안정되면 풀어야 한다”며 “이 역시 조만간 결정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
천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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