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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교

[영상] 스님들의 집단 폭행… ‘자승 전 총무원장’ 비판했다는 이유다

등록 2022-08-14 15:16수정 2023-11-30 13:12

강남 봉은사 앞에서 1인 시위 준비하다 폭행 당해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 일주문 앞에서 한 스님이 조계종 민주노조 박정규 기획홍보부장을 폭행하는 모습. 조계종 민주노조 제공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 일주문 앞에서 한 스님이 조계종 민주노조 박정규 기획홍보부장을 폭행하는 모습. 조계종 민주노조 제공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봉은사 앞에서 자승 전 조계종 총무원장 쪽의 총무원장 선거 개입 등을 비판하며 1인 시위를 준비하던 조계종 노조원이 스님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했다.

폭행 피해자는 이 과정에서 인분으로 추정되는 오물을 뒤집어쓰기도 했다. 조계종 민주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0시30분께 봉은사 일주문 인근에서 자승 스님의 총무원장 선거 개입 중단과 봉은사·동국대 공직 퇴진을 촉구하며 1인 시위에 나섰던 조계종 노조 박정규 기획홍보부장이 스님 2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박 부장은 1인 시위를 위해 준비해온 손팻말을 봉은사 스님과 불자들로부터 빼앗기자 이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다. 폭행에 가담한 한 스님은 인분으로 추정되는 오염물이 담긴 플라스틱 양동이를 박 부장에게 뿌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계종 민주노조가 폭행 현장을 녹취한 자료 영상엔 스님이 욕설과 막말을 퍼부으며, 박 부장의 목 부분을 잡고 넘어뜨린 뒤 발로 차는 장면이 담겨있다.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 일주문 앞에서 한 스님이 조계종 민주노조 박정규 기획홍보부장을 폭행하는 모습. 조계종 민주노조 제공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 일주문 앞에서 한 스님이 조계종 민주노조 박정규 기획홍보부장을 폭행하는 모습. 조계종 민주노조 제공

14일 한 스님이 조계종 민주노조 박정규 기획홍보부장을 폭행한 현장. 조계종 민주노조 제공
14일 한 스님이 조계종 민주노조 박정규 기획홍보부장을 폭행한 현장. 조계종 민주노조 제공

박 부장은 현재 서울 금천구에 있는 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폭행으로 인한 허리와 무릎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입술 부위도 크게 다쳤다.

조계종 민주노조 쪽은 “이날 자승 스님의 상좌 대여섯명이 봉은사에 왔다고 들어 폭행 당사자는 그 상좌 중 한명과 봉은사 기획국장 지오 스님으로 보이며, 강남경찰서 경찰들이 현장을 지켜본 가운데 폭행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신대승네트워크 박재현 사무국장은 “백주대낮에 이런 반불교적이고 반민주적인 일이, 그것도 사찰에서 일어났다”며 통탄했다.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 일주문 앞에서 한 스님에게 폭행을 당한 후 쓰러진 조계종 민주노조 박정규 기획홍보부장. 조계종 민주노조 제공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 일주문 앞에서 한 스님에게 폭행을 당한 후 쓰러진 조계종 민주노조 박정규 기획홍보부장. 조계종 민주노조 제공

앞서 지난 9∼11일 있었던 조계종 차기 총무원장 선거 후보 등록에는 종단 교육원장을 지낸 진우 스님이 단독 입후보해 사실상 차기 총무원장 자리를 확정지었다. 조계종 안팎에서는 단일 후보 합의 추대 등 선거 전반에 종단 막후 실세인 자승 전 총무원장 측이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자승 스님은 강남 봉은사에 머물며 종단을 막후에서 좌지우지하는가 하면, 대통령 당선자나 대통령 부인을 비롯한 권력층들과의 면담 및 오찬을 하며 사실상 총무원장 위에 군림해 조계종 안팎에서 ‘상왕’ 또는 ‘강남원장’으로 불리고 있다.

전국민주연합노조 조계종 지부 홍보를 맡은 박 부장은 지난해 11월 한 불교계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자승 전 총무원장 등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가 해임됐다. 이에 박 부장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구제신청을 냈고, 지노위는 조계종의 해임 처분이 부당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경찰은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스님 한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가 풀어줬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체포했던 스님이 쌍방 폭행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체포한 스님은 병원에 간다고 해서 돌려보냈다”고 전했다. 경찰은 추후 박 부장과 가해자로 지목된 스님을 불러서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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