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상으로 여겨지는 독립운동가 이석영(1855~1934) 선생의 정신을 기리는 ‘이석영 인권상’이 제정된다.
인권연대는 12월5~28일 추천을 받아 심사한 뒤 2023년 2월 이석영 인권상 1회 시상식을 열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백사 이항복의 후손으로 삼한갑족 명문가의 후예였던 이석영 선생은 조선이 패망한 직후 1910년 12월 1만여석에 이르는 전답을 모두 정리하고 아우 이회영·이시영 등 6형제 일가 모두와 만주로 망명했다. 이후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하는 등 독립운동에 헌신했지만, 끼니를 잇기 힘들 정도로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다 1934년 2월 중국 상하이에서 순국했다. 아나키스트 이회영, 대한민국 초대 부통령을 지낸 이시영 등 다른 형제들에 비해 그 업적이 덜 조명받고 후손이 끊긴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지난해 인권연대와 <한겨레21> 보도로 이석영 선생의 증손녀 김용애 여사가 생존해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석영 선생 후손으로 공식 인정받은 김 여사는 국가보훈처로부터 매달 받는 지원금을 인권연대에 기부했고, 인권연대는 이를 바탕으로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해 이석영 인권상 제정에 나서 최근 이석영 선생 후손 등으로 심사위원회 구성을 마쳤다.
인권연대는 연말~연초 이석영 선생처럼 자신의 것을 내놓는 이타적인 삶을 살지만 대외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들 가운데 이석영 인권상 수상자를 결정한 뒤, 이석영 선생 기일(2월16일) 즈음 시상식을 할 예정이다. 후보추천서 양식은 인권연대 홈페이지(hrights.or.kr)에서 내려받을 수 있고, 수상자에게는 1천만원 상금을 준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