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준 문화방송 피디협회장이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상암동 문화방송 사옥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피디수첩> 피디들의 제작 거부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문화방송(MBC) <피디수첩> 피디들에 이어, <시사매거진 2580> 등 시사제작국 소속 기자·피디 등 제작진 22명도 3일부터 제작 거부에 동참한다. 이들은 2일 성명을 내어 “<시사매거진 2580>에서도 <피디수첩>처럼 세월호, 4대강, 국정원 등이 금기어였다. <생방송 오늘아침>도 세월호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조창호 시사제작국장이 <생방송 오늘 저녁>에서 4대강 녹조 아이템을 취재할 때 ‘4대강이라는 단어 자체를 쓰지 말 것’, ‘전체적으로 녹조는 문제지만 (주변 농민이) 살기 좋다는 분위기로 갈 것’ 등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조 국장은 이와 관련한 <한겨레>의 질의에 “그런 지시 내린 적 없다. 제가 취임한 3월 이전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저하고는 아무 상관 없다”며 “성명서에 나온 사례들은 모두 사실과 다르다”라고 부인했다.
시사제작국은 <피디수첩>, <시사매거진 2580>, <100분토론>, <경제매거진엠(M)>, <생방송 오늘아침>, <생방송 오늘저녁> 등의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이 가운데 <시사매거진 2580>은 취재기자 11명 중 8명, 영상취재기자 7명 전원, 진행 피디 1명 등 다수 제작진이 제작거부에 참여해, 오는 6일 프로그램은 결방 가능성이 높다. 시사제작국의 한 피디는 “시사매거진 2580의 경우, 회사 쪽에서 제작거부에 참여하지 않는 기자 3명으로 급하게 방송을 준비시킨 것으로 안다. 또 제작진 다수가 제작거부에 참여하는 피디수첩, 시사매거진 2580과 달리 다른 프로그램은 외주나 비정규직 인력으로 방송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당장 방송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같은 시사제작국 소속 피디수첩 제작 피디 11명 중 10명이 “간부진의 제작자율성 침해가 도를 넘었다”는 이유로 지난달 21일부터 제작을 거부했으며, 피디수첩은 2주째 결방됐다.
김효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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