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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찾아서] 고양 시민들의 통일운동 “우리가 평화다” / 이룰태림

등록 2014-01-20 19:21수정 2018-05-10 11:49

필자(성유보)가 살고 있는 경기도 고양시에서는 지자체로는 드물게 풀뿌리 평화운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사진은 2010년 9월 열린 고양평화누리 발기인대회 때 기념촬영 모습으로, 앞줄 왼쪽 넷째부터 안재웅 한국와이엠시에이전국연맹 이사장, 서광선 준비위원장, 필자 등이다. 사진 고양포럼 제공
필자(성유보)가 살고 있는 경기도 고양시에서는 지자체로는 드물게 풀뿌리 평화운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사진은 2010년 9월 열린 고양평화누리 발기인대회 때 기념촬영 모습으로, 앞줄 왼쪽 넷째부터 안재웅 한국와이엠시에이전국연맹 이사장, 서광선 준비위원장, 필자 등이다. 사진 고양포럼 제공
이룰태림-멈출 수 없는 언론자유의 꿈 ⑭
전쟁 때 민간인 학살 사건들이 왜 일어나는가? 그것은 작게는 무장세력들의 죽음에 대한 공포심 때문이며, 크게는 권력자들의 체제 붕괴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청소년 시절 한때 심취했던 중국 고전 <삼국지>를 보면, 군벌들이 민란을 진압할 때 빈번히 ‘견벽청야’(堅壁淸野) 작전을 쓴다. ‘성벽을 견고히 하고 성 밖 들판 일대의 곡식을 거둬들인다’는 전략이다. 곡식만이 아니라, 종종 농민들을 “청소”(?)하여 성 밖 일대를 ‘무인지경’(無人之境)으로 만들어버린다. ‘6·25 동란’ 때 ‘지리산 공비토벌 작전명’도 바로 ‘청야 작전’이었다. ‘보도연맹 사건’, ‘부역혐의자 학살’, ‘거창 양민학살 사건’ 등이 고대소설이 아니라 20세기 한반도에서 일어났던 것이다.

우리는 북한에서도 기독교인, 천주교인 등 ‘유신론자’에 대한 박해가 일어났고, 북쪽 군대 점령 아래에서도 ‘인민재판’이라는 이름으로 강제연행과 민간인 학살이 일어났음을 기억해야 한다. 전쟁 때 민간인 학살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은 그 나라 국민 전체의 인문학적 소양, 특히나 무장세력들의 인문학적 수준이 낮을수록 높아진다. 6·25 당시 남북한은 모두 일제 군국주의 문화 36년의 의식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였다. 그렇다 하더라도 최소한 100만명 이상이 희생되었다는 민간인 학살의 이유에 대해서는 학계의 좀더 면밀한 조사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고양시에는 1988년 7월부터 민주실천운동을 해온 고양시민회가 있다. 87년 대통령 선거 공정선거 감시활동을 계기로 결성된 시민 참여 단체다. 고양시민회는 2011년 펴낸 <금정굴의 진실을 찾아서>라는 책에서 ‘6·25’ 때의 민간인 학살사건 진상규명을 요구하면서, 그 ‘의미’를 다음과 같이 들었다. 첫째는 ‘해원’이다. 즉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한을 풀어주고, 그 유족들이 국가와 사회의 당당한 성원으로 설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인권이다. 전쟁 중에 국가권력에 의한 민간인 집단학살은 최대의 인권유린이며 인간성에 반하는 전쟁범죄이자 국가범죄다. ‘6·25’ 때의 학살 진상을 밝히는 것은 생명 경시 풍조에 경종을 울리고, 인권에 대한 방호벽을 굳게 치는 일이다. 셋째는 평화다. 넷째는 민주주의다. 다섯째는 공동체의 복원이다.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는 것을 목격하면서도 방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공동체 의식이 마비·해체되었다. 진상규명은 ‘더불어 사는 인간세상’을 만들어가는 한 과정이다. 여섯째는 자주·평화·통일이다. 일곱째는 역사와 나라 바로세우기다.

고양시민회의 주장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다시 긴장과 대결로 치달리고 있는 요즈음 들어 한층 더 설득력을 지닌다. 때마침 고양시민들을 평화와 통일운동에 관한 토론에 함께 참여시키자는 취지로 출범한 고양포럼에서 올해 주제로 ‘우리가 평화다’를 내걸었다.

이 포럼은 2010년 서광선 교수(이화여대 명예교수)를 준비위원장으로 결성된 고양평화누리(이사장 강경민 목사)에서 이듬해 4월 발족시켜 운영해오고 있다. 포럼에는 바르게살기고양시협의회·고양와이더블유시에이(YWCA)·고양신문(대표 이영아)이 함께하고 있다. 통일운동가 김낙중 선생, 개신교 민주화운동가 이해동 목사, 고양와이엠시에이(YMCA) 이사장을 지낸 유재덕 목사, 현 한국와이엠시에이전국연맹 이사장 안재웅 목사, 전 기독교방송 보도본부장 한용상, 전 기독교서회 출판부장 마상조, <조선일보> 해직기자 출신인 두레출판사 대표 신홍범 선생 등 각계 원로들이 여럿 참여하고 있다. 나 역시 포럼에는 빠지지 않고 참여하려 애쓰고 있다.

고양평화누리 상임이사이자 고양포럼 운영위원장인 최준수 목사는 “고양평화누리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처음으로 2012년 1월 북한에 밀가루를 보냈고, 또 바르게살기고양시협의회(회장 조금복), 고양자유총연맹(대표 강성희), 고양새마을회(회장 박동빈), 월드비전 경기북부본부, 고양와이더블유시에이(대표 윤윤희), 고양청년회의소(JC) 등 보수와 개혁 시민단체들을 아울러 2012년부터 공동으로 ‘북한 통일사과나무 심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성유보(필명 이룰태림·71) 희망래일 이사장
성유보(필명 이룰태림·71) 희망래일 이사장
애초 북한의 식량난 해소를 돕고자 사과농장을 지원하려 했던 이들 단체는 남북관계 경색으로 사과나무 묘목 2만그루를 보낼 수 없게 되자 일산 안골 숙지공원에 심어놓았다. 현재 지역 초·중·고교들에 30~50그루씩 분양해 기르고 있다.

고양평화누리와 고양포럼은 2011년부터 고양시와 함께 ‘고양을 평화특별시로 만들자’고 합의하고 지난해 7월 ‘정전협정 60년 기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도 열었다. 특히 고양포럼은 올해 황해도 개성시와 자매결연을 추진하고자 그 준비작업으로 ‘개성지역 알기 독서모임’을 꾸릴 참이다.

성유보(필명 이룰태림·71) 희망래일 이사장
정리 도움/강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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