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조합원들이 2일 청와대 부근인 서울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불법사찰과 언론장악 엠비 규탄과 하야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YTN노조, 권재진 장관 등 책임자 20여명 오늘 고발
KBS 새노조, 규명위 발족…‘수요회’ 정체 조사나서
KBS 새노조, 규명위 발족…‘수요회’ 정체 조사나서
<한국방송>(KBS)과 <와이티엔>(YTN) 등 공정방송과 낙하산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노조가 파업중인 방송사에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지원관실)의 사찰문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 방송사 노조는 지원관실의 언론사찰 문건을 통해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시도가 사실로 드러났다며 진상조사와 책임자 규명 작업에 나서고 있다. 와이티엔 노조는 전국언론노조,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언론단체들과 함께 4일 와이티엔 사찰보고서가 작성된 2009년 당시 청와대와 총리실 핵심인사들을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장지호 언론노조 정책국장은 “정정길·임태희 전 대통령실장과 권재진·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박영준 전 총리실 국무차장,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등 20여명을 상대로 민간인 사찰과 언론장악, 증거인멸에 관한 책임을 물어 고발하겠다”고 3일 밝혔다.
한국방송 새노조(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도 이날 ‘엠비정부 케이비에스 장악 진상규명위원회’를 발족했다. 김인규 사장의 사조직으로 알려졌으나 사쪽이 존재를 부인해온 ‘수요회’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원관실의 한국방송 사찰보고서인 ‘케이비에스 최근 동향 보고’를 보면, 수요회는 “2008년 사장 선임시 김인규를 지지하기 위해 결성”됐으며, 김 사장은 “보도본부장 이정봉(수요회 회장) 등 측근들의 주요 보직 배치로 친정체제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적혀 있다. 고대영 전 보도본부장에 대해선 “수요회를 이끌고 있는 고대영 보도총괄팀장 등 측근”이라고 돼 있다.
새노조 진상규명위는 현 정권의 한국방송 장악이 어디서부터 시작됐고 방송사 내부에서 누가 동조했는지를 밝혀내 인적 청산과 방송개혁의 잣대로 삼겠다는 태도다. 진상규명위원장을 맡은 최경영 새노조 공정방송추진위 간사는 “수요회에 거명되는 인사들 인터뷰 등을 통해 진위를 가리겠다. 언론윤리에 어긋나는 행위는 없었는지 낱낱이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사쪽은 앞서 수요회 논란에 대해 소송으로 맞대응한 바 있다. 정연주 전 사장이 2010년 10월 <오마이뉴스>에 ‘케이비에스의 하나회인 수요회를 아시나요?’라는 글을 기고하자 여기서 언급된 김인규 사장 등 8명과 사쪽은 민사소송을 걸었다. 1심에서 정 전 사장 쪽이 벌금형으로 패소했으며, 오는 18일 2심을 앞두고 있다. 배재성 한국방송 홍보실장은 “법정에서도 실체를 입증하지 못했다”며 수요회의 실체를 거듭 부인했다. 사찰문건에 “수요회 회장”으로 기록된 이정봉 전 보도본부장(현 케이비에스비즈니스 사장)도 “엉터리 동향보고이다. 당시 사내 구성원 20여명이 어느 수요일날 단 한 차례 만난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진상규명위는 또 ‘영포라인’이 한국방송 안에서 가동되고 있는지도 살필 계획이다. 사찰문건에 적시된 “인사실장 박갑진(포항 출신) 등 측근들의 주요보직 배치”가 한국방송의 친정부 편향 보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겠다는 것이다.
배석규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달 8일부터 단계별 파업을 벌여온 와이티엔 노조는 2일 총리실을 방문해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노조는 “사장추천위원회 등 투명한 절차를 거쳐 선임돼야 할 언론사 사장을 (사찰보고서를 통해) 정권에서 임명해야 한다고 건의하며 월권을 했다”며 사장 선임과 관련한 청와대의 사찰 지시자와 총리실의 청와대 보고내용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김종욱 노조 위원장은 “노조 투쟁을 ‘정치파업’이라고 비난하면서 정작 언론사를 사찰한 정권에 부역하며 정치적 행위를 한 내부 조력자들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와이티엔 사원들은 3일 1기부터 12기(2008년 입사)까지 기수별로 성명을 내어 “정권에 충성한 배 사장은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2009년 9월 작성된 사찰문건 ‘와이티엔 최근 동향 및 경영진 인사관련 보고’는 배 사장에 대해 “새 대표이사는 8.4 취임 후 보도국장 직선제 폐지 및 돌발영상 담당 피디(임장혁) 교체, 좌편향 앵커진 대폭 교체, 친노조 성향 간부진 교체 등 개혁조치를 계속함”이라고 평한 뒤 “새 대표가 회사를 조기 안정시킬 수 있도록 직무대행 체제를 종식시키고 사장으로 임명해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이에 대해 배 사장은 2일 “나도 사찰 피해자”라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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