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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종편 광고영업 최대 피해자는 시청자”

등록 2011-10-13 22:13수정 2011-12-01 11:30

“공격적인 광고 경쟁 속에 질 낮은 프로그램 쏟아지고
광고비는 시청자 호주머니속에서 나갈 것” 지적
종합편성채널들이 10월 들어 잇단 매체 설명회를 통해 광고 직접영업에 나서고 지상파인 에스비에스(SBS)도 자사 렙 설립을 서두르는 가운데 광고 직거래의 최대 피해자는 왜곡된 정보와 질낮은 프로그램에 직면하게 되는 시청자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13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열린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주최의 ‘수용자의 입장에서 본 방송사의 광고 직접영업의 문제점’ 포럼에서 종편 출범으로 채널은 많아지지만 공격적이고 약탈적인 광고 경쟁 속에 질 낮은 프로그램이 쏟아지고 그 광고비는 시청자의 호주머니에서 나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발제를 맡은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장은 “종편들의 직접영업이나 지상파 방송사의 자사렙을 통한 광고는 광고주 우위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광고주만 의식하는 프로그램 편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청자가 원하는 프로그램이 무엇인지는 뒷전이고 광고주가 좋아하는 프로그램만 고려하여 시청률 경쟁이 극단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조 소장은 이런 문제점의 해소를 위해 “종편이든 공영이든 민영방송이든 ‘그린 존’이라는 광고 청정지대를 설정할 것”을 제안했다.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맛집의 허위 조작을 폭로한 다큐 <트루맛 쇼>에서 드러난 것처럼 왜곡된 정보로 시청자를 기만하는 폐해가 생기지 않도록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일체의 협찬을 배제하거나 어린이 프로그램에선 광고를 싣지 않는 방식이다. 또 그는 “시청률은 낮지만 시청자들에게는 꼭 필요한 보도와 시사교양 프로그램에 대한 최소한의 쿼터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온 윤정주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방송광고 직접영업 체제는 방송사의 무한 경쟁을 촉발하고 시청률 경쟁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돈이 되는 프로그램에만 관심을 보여 어린이·청소년, 여성,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프로그램은 더 취약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윤 소장은 “인간의 내면세계를 밀도있게 다루는 단막극이 지상파에서 사라지고 불륜이나 막장 드라마가 판치는 것도 방송사들이 돈이 되는 것만 따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노영란 매체비평우리스스로 사무국장도 토론을 통해 “방송사들이 좋은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고민하기보다 광고주를 의식한 ‘스타 잡기’에만 혈안이 되어 저널리즘은 추락하고 시청자를 벼랑끝으로 몰아내고 있다”면서 “방송제작과 광고는 당연히 분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철환 장애인정보문화누리 활동가는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은 지금도 주 시청자 시간대가 아닌 밤, 새벽 등으로 밀리고 있는데 시청률 경쟁이 심화되면 더 사각지대가 될 것”이라며 “방송의 공적 책무를 위해 프로그램 쿼터제 도입과 그린 존 설치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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