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방송·연예

종편4곳 입맞춘듯 ‘박비어천가’…선정성에도 시청률 0.3~0.6%

등록 2011-12-02 20:06수정 2011-12-02 22:33

지난 1일 <조선일보>가 대주주인 <티브이조선>의 토크 프로그램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출연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가운데 화면 아래에 ‘형광등 100개를 켜 놓은 듯한 아우라’란 자막이 떠 있다. <티브이조선> 화면 갈무리
지난 1일 <조선일보>가 대주주인 <티브이조선>의 토크 프로그램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출연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가운데 화면 아래에 ‘형광등 100개를 켜 놓은 듯한 아우라’란 자막이 떠 있다. <티브이조선> 화면 갈무리
방송 본 전문가들 평가
“여론 다양성 위협·공정성 결여·부실 방송” 현실로
채널A “강호동, 야쿠자모임 참석” 선정보도 눈살
한-미 FTA 보도 ‘날치기’ 눈감고 ‘서장 폭행’ 부각

지난 1일 <동아일보>가 대주주인 <채널에이>는 메인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 830’에서 “방송인 강호동씨가 고3이던 지난 1988년 일본의 폭력조직 모임에 참석했다”는 내용을 두 꼭지로 다뤘다. <채널에이> 화면 갈무리
지난 1일 <동아일보>가 대주주인 <채널에이>는 메인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 830’에서 “방송인 강호동씨가 고3이던 지난 1988년 일본의 폭력조직 모임에 참석했다”는 내용을 두 꼭지로 다뤘다. <채널에이> 화면 갈무리

종합편성채널(종편) 4곳이 개국 하루 만인 2일 친여·보수 편향 보도와 선정적 뉴스 등으로 여론 다양성 및 방송의 공공성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는 평가에 맞닥뜨렸다. 언론학계와 언론단체에서는 종편이 개국 초기부터 공정성 결여·부실 보도 등 애초 우려했던 문제점들을 노출시키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개국 첫날이었던 1일 종편 4사는 나란히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인터뷰를 크게 내보냈다. 4사 모두 인터뷰는 1시간 안팎 분량의 특집 프로그램으로 따로 편성했고, 여기서 나오는 주요 내용은 메인뉴스 등을 통해 다시 전했다. 인터뷰 내용 또한 박 전 대표의 정치적 계획을 듣는 수준이었다. 올 한 해 정치권의 쟁점이었던 무상급식 등 복지 담론에 대한 그의 구체적 생각이나 박 전 대표의 정치적 약점을 캐묻는 날 선 질문은 찾기 어려웠다. 오히려 티브이조선은 박 전 대표의 화면과 함께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라는 내용의 자막을 내보냈다. 매일방송은 그의 인터뷰를 마치며 “미소가 아름다운 당신, 당신의 미소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게 비추게 되길 바랍니다”라는 문구를 화면에 띄웠다.

김재영 충남대 교수(언론정보학과)는 “개국 첫날 4개 채널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같은 인물에 대한 획일적 형식과 내용의 인터뷰를 내보낸 것은 종편 4사가 채널명만 다를 뿐 보수신문이라는 한 뿌리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보여준 장면”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획일적 편성과 획일적 논조를 보이는 보수 성향 채널의 무더기 출현으로 여론 지형이 더욱 획일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보수 편향성은 뉴스 보도에서도 드러났다. 티브이조선은 1일 9시 메인뉴스 <날>에서 ‘공짜의 역습’이라는 제목으로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를 다루며 그 원인을 포퓰리즘 탓으로 돌렸다. 무상급식 등 진보 진영의 복지 담론에 ‘포퓰리즘’ 덧씌우기를 해왔던 <조선일보>의 논조와 다르지 않았다. <동아일보>가 대주주인 채널에이도 다르지 않았다. 이 채널 메인뉴스 <뉴스 830>이 최근 정국을 다룬 보도를 보면, 지난달 국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강행 처리 당시 본회의장 몸싸움, 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 시위 현장에서 벌어진 종로서장 폭행 논란 등은 강조된 반면, 한나라당 날치기에 대한 지적은 빠뜨렸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 보도를 두고 “사실상 야당을 비난하며 여론을 호도하는 보도”라고 꼬집었다.

채널에이는 개국 첫날부터 선정적 보도로 논란을 일으켰다. <뉴스 830>은 단독 보도라며 “강호동, 23년 전 야쿠자 모임 참석”을 두 꼭지에 걸쳐 크게 다뤘다. 1988년 11월 당시 고교 3학년이었던 강씨가 당시 씨름계의 유명인사였던 김학용씨와 함께 일본 오사카의 한 일식집에서 열린 폭력조직 모임에 참석했다는 내용이었다. 채널에이는 당시 모임 현장을 담은 영상을 내보내며 “강씨는 서열이 낮은 듯 여전히 긴장된 표정이었다”며 그가 마치 폭력조직원인 것처럼 묘사했다.

이 보도를 보면, 강씨를 뺀 나머지 모임 참석자 등에 대한 인터뷰 등은 없었다. 황용석 건국대 교수(신문방송학과)는 “연예인에 대해 부정적 보도를 하면서도 채널에이는 저널리즘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사실관계 확인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방송을 보면서 ‘이게 과연 새로운 방송의 개국 뉴스에 보도할 수 있는 아이템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종편 채널이 시청률을 확보하기 위해 선정적 보도에 매달릴 것이라는 우려가 개국 첫날 현실화했다”고 덧붙였다.

개국 첫날 종편 4사별 평균시청률(에이지비닐슨 집계)은 제이티비시가 0.66%로 가장 높았다. 그다음으로는 티브이조선이 0.49%, 채널에이 0.37%, 매일방송 0.31% 수준이었다. 에이지비닐슨 쪽은 “종편 4사의 첫날 시청률은 기존 케이블 채널에 견주면 그다지 낮다고 볼 수 없는 수치이지만, 지상파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날 지상파 가운데 가장 높은 시청률을 보인 곳은 <한국방송>(KBS) 1티브이(9.4%)였고, <문화방송>(MBC)은 5.7%로 가장 낮았다. 최성진 남지은 기자 cs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경복궁 주변 파봤더니 고려시대 유물이 줄줄이? 1.

경복궁 주변 파봤더니 고려시대 유물이 줄줄이?

현대미술품으로 탈바꿈한 돌덩이 미륵불 2.

현대미술품으로 탈바꿈한 돌덩이 미륵불

라벨 피아노 전곡집 낸 조성진…“연주는 천재의 세계 엿보는 행복” 3.

라벨 피아노 전곡집 낸 조성진…“연주는 천재의 세계 엿보는 행복”

배우 전태수 사망…우울증이 원인인 듯 4.

배우 전태수 사망…우울증이 원인인 듯

봉준호 “25년 감독 인생 처음으로 사랑 이야기 담았다” 5.

봉준호 “25년 감독 인생 처음으로 사랑 이야기 담았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