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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의 70%는 줘야” “25%가 적당”
종편-광고주 ‘광고단가’ 책정놓고 갈등

등록 2011-10-04 20:26수정 2011-12-01 11:38

종편 “콘텐츠 질 등 감안을”
광고주 “시청률 예측 따라”
‘채널별 동일책정’도 촉각
12월 개국을 앞둔 종합편성채널(종편)들이 5일부터 잇따라 매체 설명회를 열어 광고영업에 나서는 가운데, 종편이 책정한 광고단가를 놓고 잡음이 일고 있다. 종편들은 광고주들에 지상파의 70%에 이르는 광고단가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은 “턱도 없는 소리”라며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종편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형국이다. 한 대기업 간부는 “기업들은 종편 광고단가가 지상파의 25%가 적당하다고 본다는데, 종편 쪽에서 지상파의 70%를 요구해 무려 50%(포인트) 가까운 격차가 있다”고 전했다. 종편 쪽은 “지상파의 70%라 하더라도 단가 할인이나 추가 광고 등의 혜택 등이 포함되어 있고, 종편이 내놓을 킬러콘텐츠의 가치 등을 감안할 때 무리한 요구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지상파의 25% 단가 적정론’은 최근 광고주협회가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한다. 광고주협회가 케이블티브이협회와 공동으로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박현수 교수 팀에 의뢰해 지난 4~8월 광고주 139명, 광고회사 51명을 대상으로 ‘광고시장 전망’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광고주들은 종편들의 평균 광고시청률을 0.57%, 곧 지상파 광고시청률(2~2.2%)의 4분의 1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사를 맡은 박 교수 팀은 “방송광고는 시청률 기반으로 광고비를 집행하기 때문에 종편의 적정 단가를 지상파의 4분의 1, 곧 25%로 예측한 것”이라고 밝혔다. 광고주협회는 이 설문조사 결과를 20일 광고주 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25% 전망치를 놓고도 다른 시각이 있다. 케이블채널의 경우 통상적인 광고단가는 현재 지상파의 평균 8분의 1 선이다. 지상파의 한 관계자는 4일 “종편의 가치는 씨제이 등 엠피피(복수채널사용사업자) 계열 채널 정도면 무난하다. (25% 적정론도) 시장 가치와는 너무 동떨어진 수치여서 고려할 바가 못 된다”고 일축했다.

종편의 광고영업과 관련한 또다른 쟁점은 종편사별 광고비 균등 책정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많은 광고주들은 광고비를 시청률에 따라 차등 배분하는 게 아니라 각 종편에 동일하게 책정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설문에 응한 광고주 61%가 이렇게 답했다. 박현수 교수는 “종편 자체의 시장가치보다 언론매체의 특성이라 할 수 있는 기사를 통한 압박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중동 신문의 영향력이 방송에서도 이어질 수 있음을 전제로 한 반응이라는 풀이다. 김민기 숭실대 교수는 “방송광고는 시청률을 기반으로 광고요금 체계가 형성돼 비교적 정직하고 과학적인데 종편이 들어와 시청률을 외면한 채 광고주와의 교섭력으로 광고비가 책정된다면 방송광고산업이 왜곡되고 광고계가 휘청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광고의 균등 배분은 최소 1개월 단위로 판매하는 방송 광고시장에, ‘조중동매의 일간지와 종편 4곳’한테만 제한하여 집행하는 기형적 광고집행 방식을 불러 광고시장을 왜곡시킬 것이라는 우려로 이어진다. 이진로 영산대 교수는 “신문은 단기 판매이지만 방송은 광고 효과를 고려한 장기 판매인데 이런 원칙을 무시하고 종편만 나눠주는 방식이 등장해 광고시장을 혼탁하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조사에서 광고주들은 종편 출범으로 광고시장에서 가장 큰 타격을 보는 매체로 신문과 중소규모 피피 등을 꼽았다. 박 교수 팀은 종편 출범 이후 연간 종이신문은 17%(2794억), 중소피피는 17%(304억)의 광고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박성호 개별피피발전연합회 회장은 “종편이 출범하면 광고의 쏠림현상이 더 심화되어 힘없는 개별피피들의 광고는 지금보다 30~40%까지 빠질 수 있다”며 “직접영업을 하는 종편들이 보도로 광고주를 압박하지 않도록 서둘러 미디어렙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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