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KBS) 김종률 보도본부장이 정부를 비판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 조문객 인터뷰를 빼라는 지시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방송 기자협회는 27일 성명을 내어 “서거 둘째 날부터 보도 수뇌부는 관련 뉴스를 드라이하게 다루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김종률) 보도본부장은 정부를 비판하는 조문객의 인터뷰를 빼라는 지시까지 했다”고 밝혔다. 기자협회는 또 “보도국장은 대표적인 추모 장소인 덕수궁 대한문 추모 현장의 중계차를 빼는 만행까지 저질렀다”며 “보도 책임자들이 정권에 불리한 ‘추모 정국’을 축소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우리는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는 최근 한국방송 안팎에서 노 전 대통령 서거를 보도하는 한국방송 보도가 국민들의 추모 분위기를 제대로 전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기자협회는 “(케이비에스 뉴스는) 추모 열기를 전한다면서 추모 주체로 국민들을 먼저 다루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마련한 분향소를 찾은 정치인과 고위 관료 등을 서거 뉴스의 톱으로 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종률 본부장은 “(기자협회의 주장처럼) 비판 인터뷰를 빼라고 하지 않았다”며 “다만 현장의 감정이 북받친 인터뷰 장면을 그대로 내보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 다른 것으로 대체하라고 지시한 적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덕수궁 앞 중계차를 뺀 데 대해서는 “북한이 핵실험을 한 당일 외교통상부 취재를 위해선 가장 가까운 덕수궁 앞 중계차를 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한국방송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일과 이튿날 지상파 방송 3사 가운데 케이비에스가 관련 방송을 가장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일과 이튿날 관련 속보와 특보가 모두 12회 630분(1채널과 2채널 합산)으로 (엠비시와 에스비에스의) 447분과 376분보다 월등히 많았다”고 밝혔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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