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시사다큐 ‘한큐’]
그들은 왜 43일째 회사에서 먹고 자나
그들은 왜 43일째 회사에서 먹고 자나
한겨레 시사다큐 <한큐>가 ‘큐!’했습니다.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는 뉴스의 현장과 진솔한 삶의 현장으로 카메라가 출동합니다. ‘사회와 사람’이 묻어나는 영상으로 우리들의 ‘오늘’을 요모조모, 촘촘하게 비춰드리겠습니다. <한큐>는 매주 화요일 10시 <인터넷한겨레>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촛불의 배후.’
문화방송 시사프로그램 <피디수첩>은 그렇게 정치권과 검찰의 입에 오르내렸다. 지난 4월29일 방영한 <피디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안전한가’ 편을 제작한 김보슬·이춘근 두 피디는 검찰 수사까지 받는 처지에 내몰렸다.
두 사람은 7일 현재 43일째 문화방송 노조 사무실에서 먹고 자고 있다. 수배자 신분도 아닌데 집에도 못 가는 신세다.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자 검찰이 강제구인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동료 조합원들이 돌아가면서 24시간 그들을 지켜주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결백하다면 왜 검찰 수사에 당당히 응하지 않는가?’ 두 사람을 찾아 대답을 들어봤다.
<피디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안전한가’ 편은 큰 반향을 불렀다. 시민들은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성난 촛불은 들불처럼 따올랐다. 그로부터 5개월 뒤, 촛불이 잠잠해지자 이 프로그램을 제작한 김보슬, 이춘근 피디는 문화방송 노조 사무실에서 농성생활에 돌입한다. 검찰이 “의도적 왜곡”이라며 두 사람에게 세차례에 걸쳐 출석요구서를 보냈기 때문이다.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지 않다고 해서 정운천 장관이 명예훼손을 당할 리는 없겠죠. 미국 축산업자라면 모를까. 사실 그에 대한 소송에 대비했었고.” 김보슬 피디는 의외로 담담했다.
“저 카투사 나왔거든요. 그때 미군들이랑 미국산 쇠고기 2년 간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때 먹었던 고기와 똑같은 고기가 들어온다고 했다면 저는 이 프로그램 안 만들었을 것 같은데요.” 이춘근 피디는 담담함을 넘어 유쾌해 보였다.
아무렇지도 않은 두 사람의 일상. 5층 샤워실에서 씻고 숙직실이나 노조 간이 침대에서 잠을 청한다. ‘로비 농성장에서 손팻말을 들고 앉아 있는 것이 주 업무’란다.
검찰이 <피디수첩>에 대한 수사를 시작한 것은 쇠고기 고시가 발효된 지난 6월26일부터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수사를 의뢰하자 3일 만에 특별수사팀이 꾸려졌다. 압박을 못 이긴 문화방송 경영진은 8월 12일 사과방송을 방영한다. 그리고 3일 후, <피디수첩>은 문책성 인사발령을 받는다. 정권에 맞서 싸우고 있는 언론인들은 <피디수첩> 뿐만 아니다. 와이티엔 노조와 한국방송 사원들도 사장 선임을 놓고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방송 탓에 촛불이라는 난동이 벌이지고, 방송 탓에 10년의 세월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다. 2008년 9월, 우리 방송계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주인을 잃은 두 피디의 자리와 편집실. 이들은 여기에 돌아올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글·영상 김도성 피디 kds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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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디수첩 촛불 이미지. 〈한겨레〉자료사진
<피디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안전한가’ 편은 큰 반향을 불렀다. 시민들은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성난 촛불은 들불처럼 따올랐다. 그로부터 5개월 뒤, 촛불이 잠잠해지자 이 프로그램을 제작한 김보슬, 이춘근 피디는 문화방송 노조 사무실에서 농성생활에 돌입한다. 검찰이 “의도적 왜곡”이라며 두 사람에게 세차례에 걸쳐 출석요구서를 보냈기 때문이다.
이춘근 김보슬 피디
농성하는 문화방송 노조원과 김보슬 피디. 김정효 〈한겨레21〉 기자, 〈한겨레〉자료사진
검찰이 <피디수첩>에 대한 수사를 시작한 것은 쇠고기 고시가 발효된 지난 6월26일부터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수사를 의뢰하자 3일 만에 특별수사팀이 꾸려졌다. 압박을 못 이긴 문화방송 경영진은 8월 12일 사과방송을 방영한다. 그리고 3일 후, <피디수첩>은 문책성 인사발령을 받는다. 정권에 맞서 싸우고 있는 언론인들은 <피디수첩> 뿐만 아니다. 와이티엔 노조와 한국방송 사원들도 사장 선임을 놓고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방송 탓에 촛불이라는 난동이 벌이지고, 방송 탓에 10년의 세월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다. 2008년 9월, 우리 방송계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주인을 잃은 두 피디의 자리와 편집실. 이들은 여기에 돌아올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글·영상 김도성 피디 kdspd@hani.co.kr
텅빈 피디수첩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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