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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김보슬 이춘근 PD는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나

등록 2008-09-26 09:52수정 2008-09-26 10:08

공영방송사수대가 30일째 철야사수농성을 벌이고 있는 24일 밤 서울 여의도 엠비시 로비에서 이춘근PD와 김보슬 PD(앞줄 왼쪽부터)가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공영방송사수대가 30일째 철야사수농성을 벌이고 있는 24일 밤 서울 여의도 엠비시 로비에서 이춘근PD와 김보슬 PD(앞줄 왼쪽부터)가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홍세화의 세상 속으로】31일째 MBC 농성
수사 대상된 언론, ‘정치권에서 독립’은 착각
수구적으로 재편하려는 정권과의 싸움 시작
우리 언론이 정치권력으로부터는 이미 독립했고 자본으로부터 독립하는 일만 남았다고 믿었다. 그건 착각이었다. 이명박 정권의 언론 장악 시도가 방송통신위원회, 감사원, 검찰을 통해 전방위이면서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24일 오후 여의도 문화방송사(MBC) 건물에는 “피디수첩 사수”라고 쓴 펼침막이 걸려 있었다. 이날로 ‘피디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를 맡은 김보슬·이춘근 피디가 농성에 들어간 지 30일을 맞았다.

언론 독립의 마지노선…조중동은 차라리 정치집단

농림수산식품부의 의뢰로 명예훼손 여부를 수사한다는 검찰은 세 차례 소환장을 발부했고 피디수첩팀은 이를 거부했다. 언론은 비판 대상이지 수사 대상이 아니다. 이 명제는 언론 자유, 언론 독립의 마지노선과 같다. 기자와 피디가 수사 대상이 되어 검찰, 경찰에 불려 다니게 되면 1970~80년대처럼 형사와 정보원들이 언론사에 상주하는 일도 시간 문제일 수 있다. 김보슬 피디는 수사 대상이 된 상황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자기들에게 “출두하여 조사받으라”고 말하는 ‘조중동’은 같은 언론이라기보다 정치집단에 가까운 게 아니냐고 반문한다. 지난 2월 결혼한 이춘근 피디는 5㎏ 몸이 불었다며 웃는다. 자주 아내가 면회 오는 각별난 신혼 재미(?)도 있겠지만 답답함과 무기력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정신적 스트레스 속에서 자유의 소중함을 절감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엠비시 노조의 엄호를 받고 있다. 검찰의 강제 구인에 대비해 조합원들은 부서별로 날마다 10명씩 함께 밤샘하고 출근 시간이 되면 경영진 앞에서 피케팅을 한다. 지역 엠비시 조합원들도 동참하고 있다. 엠비시 노보 최근호는 ‘조합원의 80%가 경영진의 피디수첩 사과 방송이 잘못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는 내용을 담아 경영진이 정권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게 아니냐며 비판했다.

MB 낙하산 투하해 프로그램 입맛대로 착착

언론 자유와 독립은 누구보다 먼저 언론 종사자들이 지켜야 한다. 특히 노조의 구실은 막중하다. 이 점을 이명박 정권의 언론 장악 시도에 한국방송(KBS), 와이티엔(YTN), 엠비시(MBC)가 각기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를 보면 드러난다. 케이비에스에서는 정연주 사장이 임기도 채우지 못한 채 불법적으로 쫓겨나고 새 사장이 취임한 게 이미 기정 사실이 되었다. 지금은 ‘사원행동’에 대한 보복 인사, ‘시사투나잇’ ‘미디어포커스’ ‘시사기획 쌈’ 등의 프로그램 편성 문제를 놓고, 일부 종사자들이 어려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와이티엔이 노조를 중심으로 70일째 낙하산 사장의 출근 저지를 벌여 관철시키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정권의 언론 장악은 먼저 낙하산 인사로 경영진을 교체하고 새 경영진이 종사자들을 관리하게 함으로써 정권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순서를 밟는다. 현재 와이티엔은 첫 장에서 맞서고 있다면, 케이비에스는 중간 단계와 마지막 단계가 함께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와이티엔도 첫 싸움에서 버티지 못한다면 거침없이 마지막 단계로 치달을 것이다. 엠비시는 어디쯤에 있을까?

언론을 수구적으로 재편하려는 정권과 이를 용납할 수 없는 언론계의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 엠비시와 케이비에스2의 사영화도 앞에 놓여 있다. 김보슬, 이춘근 피디는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기획위원 hong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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