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s김연세 <코리아타임즈> 기자가 지난 8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쇠고기 협상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한승수 국무총리에게 질의하고 있다. YTN
청와대 ‘비보도’ 남발 화근
일그러진 ‘프레스 프렌들리’
일그러진 ‘프레스 프렌들리’
대통령 방미때 “쇠고기협상 타결, 깊이 감사”
‘대변인 보도자제 요청’ 공개 문제삼아
언론학자들 “권력-언론 유착 퇴행적 행태” 청와대 대변인실이 이명박 대통령의 움직임에 대해 보도 자제를 요구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김연세 <코리아타임스> 기자에 대해,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기자실 출입정지 1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김 기자는 지난 8일 한승수 국무총리의 ‘한-미 쇠고기 협상’ 관련 기자회견에서 질문자로 나서서 “미국을 순방 중이던 이명박 대통령이 (정식 발표 이전에) 쇠고기 협상 타결 소식을 전한 뒤, 참석자들이 박수를 친 사실에 대해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비보도’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 기자가 전한 상황은 지난 4월18일(한국시각 오전 7시30분) 미국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시이오(CEO) 라운드 테이블’에서 벌어졌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쇠고기 (협상이) 합의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 참석자가 박수를 쳤다. 이 대통령은 이어 “(쇠고기 협상 타결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고, “두 사람(양쪽 협상대표)이 밤을 새서 잠결에 합의된 것 같다”고 농담을 던져 참석자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당시 청와대 대변인실은 “오후 6시(한국시각)에 한국과 미국이 협상 내용을 공동발표하게 돼 있다”며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대변인실은 대통령이 쇠고기 협상타결을 두고 미국 경제계 인사들 앞에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박수가 나온 모습의 노출을 부담스러워한 것으로 여겨진다. 김 기자는 국무총리 기자회견 자리에서 당시 대변인실의 ‘보도 자제’ 요청 사실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 그런데 청와대 기자단은 총리 기자회견이 있던 8일 오후, 운영위원회를 열어 김 기자에게 출입정지 징계를 내렸다. 간사 5명으로 구성된 기자단 운영위원회는 “백그라운드 브리핑은 실명을 밝히지 않는 것이 원칙인데, 이를 어기고 이동관 대변인의 실명을 거론했다”는 점 등을 징계사유로 들었다.
# ‘양심기자의 고백’이란 제목으로 youtube에 올라와 있는 동영상 운영위원회에 따르면 김 기자는 지난 6일 이 대변인이 ‘관계자로 해달라’며 한 언론설명 내용을, 총리 기자회견에서 “이동관 대변인이 그렇게 말했다”며 취재원 실명을 노출시켰다는 것이다. 또 지난달 21일 이 대통령의 도쿄 기자간담회 발언과 관련한 보도자제 약속을 깬 점도 운영위원회는 문제 삼았다. 청와대 대변인실은 “힐러리·오바마도 선거 때문에 한-미 에프티에이(FTA)를 반대하는 것”이라는 대통령 발언을 두고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기자단은 논란 끝에 이를 받아들였는데, 김 기자는 그 다음날 이 대목을 보도했다. 언론학계는 청와대가 대통령의 말실수 등에 ‘비보도’를 요청하는 일이 잦고, 기자단이 이를 큰 고민 없이 받아주는 점을 문제로 꼽고 있다. 권력과 언론간 관계가 “취재원과 기자단이 유착하는” 과거의 퇴영적 행태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프레스 프렌들리’ 구호의 또다른 이면인 셈이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청와대의 보도 자제 요청은 국민의 알 권리보다 취재원의 편의를 먼저 고려해 달라는 것”이라며 “청와대와 기자단의 행동 모두가 국민의 관점에서 볼 때 바람직한 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주저앉는 소’ 머리·다리 버둥거려도 버젓이 ‘경매대기’
▶미 ‘주저앉는 소’ 방치 동영상 또 나와
▶미국 한인주부들도 ‘광우병 미국소’에 뿔났다
▶ 재협상 않으면 실효성 없어…촛불끄기용 ‘말잔치’
▶ 미 정부 말 아끼며 속으론 ‘광우병 생겨도 수출’ 굳혀
▶ 이 대통령 “FTA 반대하는 사람들 아니냐”
▶ 인명진 “정부에 쌓인 불만 ‘쇠고기 민심’으로 표출”
‘대변인 보도자제 요청’ 공개 문제삼아
언론학자들 “권력-언론 유착 퇴행적 행태” 청와대 대변인실이 이명박 대통령의 움직임에 대해 보도 자제를 요구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김연세 <코리아타임스> 기자에 대해,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기자실 출입정지 1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김 기자는 지난 8일 한승수 국무총리의 ‘한-미 쇠고기 협상’ 관련 기자회견에서 질문자로 나서서 “미국을 순방 중이던 이명박 대통령이 (정식 발표 이전에) 쇠고기 협상 타결 소식을 전한 뒤, 참석자들이 박수를 친 사실에 대해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비보도’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 기자가 전한 상황은 지난 4월18일(한국시각 오전 7시30분) 미국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시이오(CEO) 라운드 테이블’에서 벌어졌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쇠고기 (협상이) 합의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 참석자가 박수를 쳤다. 이 대통령은 이어 “(쇠고기 협상 타결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고, “두 사람(양쪽 협상대표)이 밤을 새서 잠결에 합의된 것 같다”고 농담을 던져 참석자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당시 청와대 대변인실은 “오후 6시(한국시각)에 한국과 미국이 협상 내용을 공동발표하게 돼 있다”며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대변인실은 대통령이 쇠고기 협상타결을 두고 미국 경제계 인사들 앞에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박수가 나온 모습의 노출을 부담스러워한 것으로 여겨진다. 김 기자는 국무총리 기자회견 자리에서 당시 대변인실의 ‘보도 자제’ 요청 사실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 그런데 청와대 기자단은 총리 기자회견이 있던 8일 오후, 운영위원회를 열어 김 기자에게 출입정지 징계를 내렸다. 간사 5명으로 구성된 기자단 운영위원회는 “백그라운드 브리핑은 실명을 밝히지 않는 것이 원칙인데, 이를 어기고 이동관 대변인의 실명을 거론했다”는 점 등을 징계사유로 들었다.
# ‘양심기자의 고백’이란 제목으로 youtube에 올라와 있는 동영상 운영위원회에 따르면 김 기자는 지난 6일 이 대변인이 ‘관계자로 해달라’며 한 언론설명 내용을, 총리 기자회견에서 “이동관 대변인이 그렇게 말했다”며 취재원 실명을 노출시켰다는 것이다. 또 지난달 21일 이 대통령의 도쿄 기자간담회 발언과 관련한 보도자제 약속을 깬 점도 운영위원회는 문제 삼았다. 청와대 대변인실은 “힐러리·오바마도 선거 때문에 한-미 에프티에이(FTA)를 반대하는 것”이라는 대통령 발언을 두고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기자단은 논란 끝에 이를 받아들였는데, 김 기자는 그 다음날 이 대목을 보도했다. 언론학계는 청와대가 대통령의 말실수 등에 ‘비보도’를 요청하는 일이 잦고, 기자단이 이를 큰 고민 없이 받아주는 점을 문제로 꼽고 있다. 권력과 언론간 관계가 “취재원과 기자단이 유착하는” 과거의 퇴영적 행태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프레스 프렌들리’ 구호의 또다른 이면인 셈이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청와대의 보도 자제 요청은 국민의 알 권리보다 취재원의 편의를 먼저 고려해 달라는 것”이라며 “청와대와 기자단의 행동 모두가 국민의 관점에서 볼 때 바람직한 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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