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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더 라이브’ 막무가내 폐지에…프리랜서 제작진 실직 날벼락

등록 2023-11-19 11:45수정 2023-11-20 01:23

프로그램 폐지 한달 전 통보 계약 의식
4주간 대체 편성 뒤 폐지 ‘꼼수’도 부려
‘더 라이브’ 유튜브 갈무리
‘더 라이브’ 유튜브 갈무리

박민 사장 취임 첫날(13일) 갑작스레 편성에서 빠졌다가 끝내 폐지가 확정된 한국방송(KBS) 2티브이의 시사프로그램 ‘더 라이브’ 프리랜서 제작진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다”며 “비정규직 제작진들을 향한 공영방송의 탄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더 라이브 프리랜서 제작진들은 17일 입장문을 내고 “더 라이브에 속한 비정규직 프리랜서만 수십 명이며 딸린 식구들은 셀 수도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매일 밤 자정까지 생방송에 헌신했던 프리랜서 제작진들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다”며 “일방적이고 소통 없는 폐지 과정으로 가장 큰 피해를 겪는 사람들은 프리랜서 제작진과 그 가족들”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것은 결코 공영방송 정상화가 아닌 비정규직 제작진들을 향한 공영방송의 탄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16일 더 라이브 제작진은 유튜브 채널 게시판에 올린 ‘긴급 공지’를 통해 “조금 전 제작진은 더 라이브 폐지 결정을 통보받았습니다. 정확히 말씀드리면 앞으로 4주간 (다른 프로그램이) 대체 편성될 예정이며 공식적인 종방일은 12월 중순”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방송 사쪽이 제작진에 통보한 프로그램 폐지 사유는 “2티브이에 맞지 않는다”는 내용이 거의 전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4주간 대체 편성 뒤 폐지’ 결정을 두고 ‘프리랜서 계약 해지 시 한 달 전 통보’ 조항을 위반하지 않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나왔다. 더 라이브 제작진 일동은 17일 성명에서 “속마음이야 지금 당장 폐지를 선언하고 싶겠지만 그렇게 될 경우 작가 등 외부제작요원과의 무더기 계약 위반 사태를 초래하게 된다. 계약서상 명기된 ‘프로그램 폐지 시 한 달 전 고지’ 의무를 위반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제작진은 “그래서 내민 것이 ‘임금 보전’ 꼼수인데 회사 사정이 그렇게 어렵다 하면서 억대 단위의 예산을 이렇게 무계획적으로 집행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시청자와의 약속을 무시한 ‘4주간 대체 편성’이라는 유례를 찾기 힘든 결정이, 오로지 이들 프리랜서 제작진들과의 계약 위반에 따른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임을 꼬집은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 소속 시사교양 피디들도 17일 ‘긴급 총회’를 연 뒤 발표한 성명에서 “사실상 이번 주 월요일(13일)부터 폐지해놓고 프리랜서 계약 해지 시 한 달 전 통보해야 한다는 조항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4주 대체 편성 뒤 폐지) 꼼수를 부렸다”며 “방송도 안 하는데 제작진에게 임금을 지급해가며 더 라이브를 지연 폐지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시청자들의 항의는 19일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한국방송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서 1000명 동의를 받아 한국방송에서 30일 안에 답변을 해야 하는 청원 17건 가운데 11건이 더 라이브 폐지 철회를 요구하고 폐지 사유를 알려달라는 내용이다. 나머지 6건 가운데 5건은 박민 사장 퇴진을 요구하거나 취임 이후 행보를 비판하는 글이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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