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방송된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KBS 2TV)의 한 장면. 유튜브 갈무리
박민 한국방송(KBS) 사장 취임 첫날(13일) 갑작스레 편성에서 빠진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KBS 2TV)를 돌려달라는 시청자 청원 글이 잇따라 1000명 이상 동의를 받으면서 사쪽에서 30일 안에 답변할 의무가 생겼다.
16일 한국방송 공식 누리집 시청자센터 시청자 청원 게시판을 보면, 13일부터 이날까지 ‘더 라이브’ 폐지에 반대하거나 다시 방송을 편성해달라 요구하는 청원 글이 40여개 올라와 있다. 시청자들은 “사장이 바뀌었다고 하루도 안 되어 예고도 없이 (프로그램을) 없애는 경우가 어디에 있나”, “하루아침에 날벼락”, “시청률 높은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것은 KBS에 손해를 끼치는 게 아니냐”며 사쪽을 비판했다.
16일 10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 한국방송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시청자 청원 글들. 누리집 갈무리
30일 안에 1000명이 동의한 청원에는 한국방송에서 30일 안에 답변을 해야 하는데 이날 오후 3시 기준 이미 6개의 청원 글이 이 같은 기준을 충족했다. 역시 1000명 이상이 동의해 답변 대기 중인 나머지 2개의 청원 글은 박 사장 사퇴를 촉구하는 내용이다.
시청자 청원 게시판뿐만 아니라 ‘더 라이브’ 시청자 참여 게시판에도 13일부터 항의 글이 수십~수백 개씩 올라오는 상황이다. 박 사장 취임 첫날 진행자 주진우씨가 하차한 ‘주진우 라이브’ 시청자 참여 게시판도 비슷하다. 주씨는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이번 인사 조처에 대해 “전형적이고 저열한 언론 탄압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KBS 2TV) 네이버 검색 화면. 16일 방송이 ‘결방’으로 표시돼 있다. 네이버 갈무리
앞서 한국방송은 13일 월~목요일 방영되던 ‘더 라이브’ 편성을 이번주 삭제한다고 공지했다. 편성 삭제 결정은 제작진과 협의 없이 갑작스럽게 이뤄졌다고 한다. 이후 ‘더 라이브’ 제작진 일동은 14일 ‘편성 책임자는 답변하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사내에 게시했다. 제작진은 입장문에서 “시청자들에게 (결방에 대해) 양해를 구하기 위해 (사쪽에) 아무리 문의해 봐도 ‘방송사 사정’이라는 것이 이유의 전부”라며 “구멍가게가 하루 문을 닫더라도 이유를 적시하고 양해를 구한다”고 비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