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방송공사(KBS) 간판 뉴스인 ‘뉴스9’의 새 앵커로 낙점된 박장범 기자가 방송에서 오프닝 멘트를 하고 있는 모습. 한국방송공사 뉴스9 방송 갈무리
박민 신임 한국방송(KBS) 사장 취임 첫날인 13일, 간판 뉴스인 ‘뉴스9’ 앵커로 낙점된 박장범 기자가 첫 방송에서 기존 뉴스가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흔들고 정파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13일 박 앵커는 ‘뉴스9’ 오프닝 멘트에서 “KBS는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뉴스를 통해 정확하고 편견 없는 뉴스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을 공영방송의 가장 중요한 책무로 규정하고 있다”며 “그동안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흔들었던 정파성 논란을 극복하고 앞으로 공영성을 최우선 가치로 하는 뉴스 프로그램을 방송해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청자 여러분들도 KBS의 변화를 함께 지켜보시면서 냉철한 비판, 애정어린 질책 아낌없이 전해주시기 바란다”고 오프닝 멘트를 마무리했다.
박 앵커는 이날 앵커로 전격 발탁되기 전까지 ‘일요진단 라이브’를 진행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5년 사장에 임명됐다가 문재인 정부 들어 해임된 고대영 전 사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바 있다.
지난 7월2일 그는 ‘일요진단 라이브’ 클로징 멘트에서 “공영방송 사장을 불법 해임한 문재인 전 대통령, 그리고 불법 해임과 관련됐던 여러 사람들이 침묵하고 있다. 대법원 판결을 겸허히 수용하고 반성한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는 항의의 표시인지 침묵의 커튼 뒤에 숨은 이들의 생각이 궁금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대법원에서 문재인 정부 시절 고대영 전 사장 해임 처분이 위법했다는 판결이 나온 것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이다.
당시 발언은 다시보기에서 재생이 중단됐다가 하루 만에 서비스가 재개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한국방송은 “해당 앵커 발언에 공정성과 균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 중립적인 평가를 위해 설명문과 함께 다시보기 서비스를 재게시했다” 밝혔다.
이날 박민 사장은 취임 직후 주요 보직에 있던 70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주진우 라이브’ 등 프로그램이 폐지됐다.
한편, 이날 ‘뉴스9’는 박 앵커의 오프닝 멘트에 이어 첫 뉴스로 한국과 미국의 국방장관이 만나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에스비에스(SBS)와 문화방송(MBC)은 윤 정부가 추진하려던 ‘주 최대 69시간’을 골자로 한 노동시간 개편이 8개월 만에 무산되고 주 52시간제가 유지될 것이라는 소식을 첫 꼭지로 전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