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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이 순간] 12년째 접어든 ‘최장기 투쟁’ 콜트·콜텍

등록 2018-04-13 09:00수정 2018-04-13 09:32

최후의 4인 ‘콜’벤져스…11년 버틴 힘은 ‘여러분’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 농성장 앞에 선 네 사람, 왼쪽부터 이인근, 김경봉, 임재춘, 방종운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 농성장 앞에 선 네 사람, 왼쪽부터 이인근, 김경봉, 임재춘, 방종운
처음 시작은 2007년 인천 부평의 콜트악기 노동자 56명의 정리해고였다. “창문이 있으면 딴생각을 한다”는 박영호 사장의 뜻에 따라 지상의 공장에는 창문이 없었다. 그래도 “회사가 어렵다”는 말에 자재도 아끼고 추가 수당 없이 더 일찍 나와 일했다. 같은 해 7월 콜텍 대전 계룡공장 폐업과 노동자 65명 정리해고, 2008년 인천 부평공장 폐업과 남은 노동자 125명 해고가 이어졌다. 노동조합을 만든 뒤에야 노동자들은 회사가 매년 100억원대의 이익을 남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공장으로 돌아가고자 싸움에 나선 이들에게 사업주는 공장 폐쇄로 대응했다.

지난 9일로 옹근 11년. ‘국내 최장기 투쟁 사업장’답게 고공 농성, 단식은 여러 번. 기타를 만들던 노동자들이 밴드를 결성해 음악으로 호소했고, 점거 농성은 물론 삼보일배와 오체투지, 삭발, 분신…,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지독한 거리의 시간을 견디며 하나 둘 생계를 위해 마음만 남겨두고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남은 이들이 저 네 사람이다. 이인근(왼쪽부터), 김경봉, 임재춘, 방종운. 아직 이들은 거리에 있다. 서울 외교부 청사 옆 세종로공원 농성장 비닐천막에는 옛날 그 공장처럼 창문이 없다.

임재춘씨에게 물었다. 후회하지 않느냐고. “맨날 새벽별 보고 출근해 새벽별 보고 퇴근했어요. 그저 일만 하는 기계로 살던 때에 비하자면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아프다 억울하다 말할 수 있게 되었으니 후회하진 않아요. 새로운 세상을 배웠지요. 우리를 통해서 우리 사회가 노동자들을 좀 더 존중해주길, 비정규직과 정리해고만이라도 없어지길 바랄 뿐”이라고 답했다. 이 길고 긴 싸움의 끝은 어디일까. 노동, 시민사회, 종교계의 연대로 11년을 버텨온 이들은 12년째에는 정말, 그 끝을 맺고 싶단다. 그 따뜻한 결의와 연대의 기록을 재현한 ‘NO CORT! 11년의 투쟁 그리고 11일간의 프로젝트’가 19일까지 농성장과 서울 등촌동 콜트콜텍 본사, 종로 낙원상가 등에서 이어진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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