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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분신 시도·지도부 사퇴 요구…한국노총 진통끝 추인

등록 2015-09-14 21:30수정 2015-09-15 11:20

금속노련 위원장 몸에 시너 뿌려
동료가 소화기로 불꺼 사고 면해
공공연맹은 “굴욕적 합의” 성명
김동만 위원장 “마지막 기회달라”
한국노총은 14일 오후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격렬한 내부 반발에도 전날 잠정합의한 노사정 대표자 회의 결과를 참석 중집위원 48명 중 30명의 찬성으로 추인했다. 회의 도중 김만재 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위원장이 분신을 시도했고, 일부에선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는 등 중집은 4시간 회의 내내 진통을 겪었다.

중집회의가 열린 지 1시간여 만인 오후 3시10분께 중집위원인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이 미리 준비한 시너를 몸에 뿌리고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한테 다가섰으나 곁에 있던 다른 간부가 즉각 소화기를 뿌려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다. 김만재 위원장은 “대화가 안 되는 구조이고 정부와 재계 의견만 반영해 일반해고를 수용한 잘못된 합의를 꼭 막아야 해서 그랬다”고 말했다.

‘분신 시도’라는 극단적 저항에도 김동만 위원장은 회의 일정을 뒤로 미루지 않았다. 오히려 중단 1시간여 만에 회의를 재개했다. 일부 중집위원이 “‘충분한 협의’라는 합의문 문구는 구속력이 없다”, “가이드라인보다 법 제정이 더 문제다”라며 재협상을 강하게 요구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재합의는 없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집위원인 이인상 공공연맹 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공공연맹은 중집에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그토록 반대해온 ‘일반해고’(쉬운 해고)와 ‘노조 동의 없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이 정부와 자본의 의도에서 한 치도 바뀌지 않은 채 반영됐다”며 “이번 노사정 합의는 ‘권력에 굴복해서 노동자를 배신한’ 한국 노동 역사상 가장 치욕적이고 굴욕적인 합의”라고 비판했다. 중집이 열린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는 조합원 70여명이 “김동만 위원장은 현장과 조합원을 배신하지 말라”, “노사정 합의 즉각 폐기하라” 등의 손팻말을 들고 격하게 항의했다.

김동만 위원장은 “이번 합의안이 미흡하지만 ‘정부는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며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는 핵심적인 내용을 문서로 합의했다. 앞으로 제도개선위원회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더 중요하고 지도부 총사퇴를 걸고 끝까지 마무리할 테니 마지막으로 기회를 달라”고 맞섰다. 결국 김 위원장은 웬만하면 의견을 모아 만장일치로 결정하던 한국노총의 관례를 깨고 표결을 강행했다. 참석한 중집위원 48명 가운데 30명이 찬성한다고 손을 들었다. 그렇게 노동자의 삶을 뒤흔들 노사정 합의안이 추인됐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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