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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파리바게뜨, 불매운동에 “고객 목소리 듣겠다” 사과…여론 싸늘

등록 2022-11-16 16:17수정 2022-11-16 16:54

소비자 “직원 목소리 먼저 들어라”
15일 파리바게뜨가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과문 이미지. 인스타그램 캡처
15일 파리바게뜨가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과문 이미지. 인스타그램 캡처
한달 전 에스피씨(SPC) 계열 에스피엘(SPL)의 경기도 평택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소스 혼합기(교반기)에 끼어 숨진 이후 불매운동으로 매출이 크게 감소한 ‘파리바게뜨’가 “고객 여러분들의 말씀에 귀 기울이겠다”며 사과문을 게시했다. 여론은 “직원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게 먼저”라고 싸늘하게 반응하며 불매운동을 이어갈 태세다.

15일 에스피씨가 운영하는 브랜드 ‘파리바게뜨’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고객님의 목소리를 듣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이 올라왔다. 사과문은 “고객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다시 태어나는 마음으로 고객 여러분들의 말씀에 귀 기울이겠다”는 내용이다. 15일부터 오는 12월31일까지 온라인 의견과 우편 접수로 ‘파리바게뜨가 변화했으면 하는 점’을 받겠다며 온라인 주소와 우편 접수 주소도 함께 올렸다.

15일 파리바게뜨가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글 내용. 인스타그램 캡처
15일 파리바게뜨가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글 내용. 인스타그램 캡처
파리바게뜨의 이같은 사과는 최근 불매운동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5일 에스피엘 빵공장 사고 이후 에스피씨의 대응이 논란이 되자 온라인상에서는 ‘피 묻은 빵’을 먹지 말자는 불매 운동이 번졌다. 에스피씨 물류를 담당하는 한 직원은 “불매운동 시작 직후 물량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가, 현재는 35% 정도 감소 상태를 유지하는 것 같다”며 “상품이 적으면 손님이 안 들어오니까 일단 매대를 꽉 채웠다가 반품을 하다 보니 반품도 전보다 훨씬 늘어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게시물은 게시된 지 하루만에 403개의 댓글(16일 15시 기준)이 달렸다. 대다수는 “직원들 목소리 듣는 게 먼저 아닌지” “뭐에 대한 사과인지 알 수가 없다” 류의 반응이다. 특히 “고객들의 목소리보다는 그룹사, 계열사 공장 근무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는 게 먼저이지 않을지”라는 댓글에는 가장 많은 좋아요(726개)가 달렸다. 한 누리꾼은 “고객서비스가 문제가 아니라 직원 안전 관리가 문제”라며 “고객 챙길 게 아니라 직원분들 처우 개선부터 먼저 해달라”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사과 내용이 하나도 없고, 크리스마스 목전에 케이크 안 팔릴까봐 발악하는 걸로 밖에 안 보인다”며 “뭘 잘못했는지 조목조목 말하고 재발 방지를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게 사과지, 이걸로 사람들 마음이 돌아설 거라고 생각하는 게 너무나 기만”이라며 분노했다.

에스피씨 쪽은 이날 <한겨레>에 “회사는 노조와 지속적으로 대화하며 노동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으며, 기업문화혁신티에프(TF)를 발족하여 내부 임직원들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직원 존중의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영인 에스피씨(SPC)그룹 회장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에스피씨 본사에서 계열사 에스피엘(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영인 에스피씨(SPC)그룹 회장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에스피씨 본사에서 계열사 에스피엘(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스피씨의 사과와 관련한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평택 빵공장 사고 6일 뒤인 지난달 21일에는 허영인 회장이 “책임을 통감한다”며 대국민사과를 했지만 과도하게 작은 목소리로 입장문을 읽은 점과 질의응답을 생략한 일방적 발표였다는 점이 논란을 키웠다. 지난달 31일 에스피엘 대표이사는 “고인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사죄 말씀 드린다”는 사과문을 회사 게시판에 올렸다. 하지만 “유가족이 볼 수 없는 곳에 왜 저런 글을 게시하는지 모르겠다. 구체적 조치 안내도 없고, 에스피엘 직원들을 향한 사과도 없다”는 지적이 나오자, 하루 뒤에야 직원들에 대한 사과문을 게시하기도 했다. 파리바게뜨 가맹점 제과·제빵 인력을 관리하는 에스피씨 그룹 계열 자회사 피비파트너즈는 노동조합과의 합의에 따라 지난 9일 홈페이지에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게시했다. 이 역시 ‘유감을 표한다’는 두루뭉술한 표현을 썼을뿐 아니라, 게시 이후로 공지를 11개나 올리며 사과문 공지 밀어내기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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