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7일 0시부터 화물기사들의 최저임금제에 해당하는 ‘안전운임제 일몰조항 폐지와 확대 적용’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이날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앞에서 열린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 총파업 출정식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의왕/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7일 0시부터 화물기사들의 최저임금제에 해당하는 ‘안전운임제 일몰조항 폐지와 확대 적용’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부산·인천·군산·광양 등 항만과 전국의 주요 화물물류 거점 14곳에서 출정식을 열고 ‘운송 거부와 대체수송 저지 투쟁’을 시작했다. 충남과 제주는 오후에 출정식을 연다. 화물연대 쪽은 오전 브리핑에서 “오전 9시 기준 전체 2만5000여명 조합원(전체 화물기사 42만명의 6% 남짓)이 총파업에 참여했다”며 “부산신항, 의왕ICD, 인천항, 대산 석유화학단지, 울산 석유화학단지, 여수 석유화학단지 등 주요 항만 및 물류기지는 전면 봉쇄되어 차량 통행이 없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이어 “부산, 인천 지역 일부 비조합원이 동참하고 있고 비조합원 동참률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요 거점에 대한 봉쇄로 물동량 타격과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7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 화물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의왕/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전 출정식에 화물연대 조합원(2만2000명)의 약 37% 수준인 82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하면서, 집회 과정 중 경찰과의 충돌 등 특이상황은 아직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국토부는 항만별 컨테이너 장치율(항만의 컨테이너 보관능력 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 비율)이 68.1%로, 평시(65.8%)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도권으로 시멘트를 공급하는 경기 의왕 유통기지에서는 화물연대 차량이 진입로를 막아 시멘트 운송이 전면 중단되는 등 물류 차질이 현실화 하고 있다.
서울·경기지역본부의 경우 이날 오전 조합원 1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경기도 의왕시 의왕아이시디(ICD) 제1·2터미널 부근 창말로 일대를 점거하고 총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출정식 뒤 오전 10시20분께는 터미널 입구 길목인 의왕시 창말로 왕복 2차로를 화물연대가 모두 점거하면서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경찰은 “1개 차로는 통행을 위해 점거하면 안 된다. 중앙선 안쪽으로 들어가 달라”고 요구했지만,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경찰에 반발하며 2개 차로에 자리를 잡았다. 이광재 화물연대 서울·경기지역본부장은 이날 출정식에서 “안전운임제를 줬다가 빼앗는 게 어디 있느냐”라며 “한 번 했으면 공청회를 열고 끝까지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전날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안전운임제 전 품목으로 확대 △운송료 인상 △지입제 폐지 △노동기본권 확대 등 5가지 요구안을 발표한 바 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운송에 들어가는 비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정한 운임을 결정하고, 이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2020∼2022년 3년간 시행한 뒤 올해 말 폐지될 예정이다.
파업에 앞서 정부는 ‘불법행위 엄정대응’을 강조한 바 있다. 파업 참가자들이 다른 화물차의 통행을 방해할 경우, 국토교통부는 운전면허 취소 등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고, 경찰은 관련자들을 현장에서 검거한다는 방침이다. 전날 대통령실 역시 “불법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곽진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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