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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잇딴 ‘세척제 급성 중독’…노동부, 세척 공정 사업장 감독키로

등록 2022-03-22 11:59수정 2022-03-22 12:07

“고위험 사업장 집중 점검”
급성 중독으로 직업성 질병자 16명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지난달 18일 노동부 부산지방고용노동청과 창원지청이 경남 창원시 의창구에 위치한 두성산업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급성 중독으로 직업성 질병자 16명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지난달 18일 노동부 부산지방고용노동청과 창원지청이 경남 창원시 의창구에 위치한 두성산업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최근 사업장 두 곳에서 세척 공정 노동자들의 무더기 급성 간 중독 사태가 발생하자, 정부가 세척 공정이 있는 전국 사업장의 화학물질 관리 실태를 감독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세척 공정을 보유한 전국 2800여개 사업장에 유해물질 관리 방법을 안내하고, 위험 요인이 있는 사업장은 따로 골라 화학물질 관리실태를 점검·감독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환기 부족 등 고위험 사업장이거나 염소계 탄화수소 세척제를 취급하는 사업장,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부실하게 작성했을 가능성이 있는 사업장 등이 감독 대상이다. 노동부는 4월까지 자율 개선기간을 부여한 뒤 5월부터 감독 대상을 선정해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감독할 예정이다.

노동부는 “세척 공정에서 사용하는 세척제가 휘발성이 강해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하는 등 적절한 안전보건조치가 없으면 중독사고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감독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경남 창원의 에어컨 부품 제조사 두성산업 직원 16명과 경남 김해의 자동차 부품 제조사 대흥알앤티 직원 13명이 노동부 임시건강진단을 통해 급성 간 중독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모두 세척공정에 소속된 이들로, 세척액 제조사 ‘유성케미칼’이 만든 세척액을 썼다가 독성물질인 트리클로로메탄에 중독됐다. 유성케미칼이 성분 정보를 표기하는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에 트리클로로메탄이 아닌 다른 독성물질을 표기한 잘못이 있으나, 두 회사도 환기에 필요한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하지 않거나 노후화된 것을 방치하는 등 독성물질 위험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노동부는 감독 기준으로 △노동자가 물질 유해성과 발생 가능한 질병 및 이를 예방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지 △국소배기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호흡보호구를 노동자들에게 개인별로 지급하고 착용하게 했는지를 제시했다. 또 감독을 할 때 화학물질이 기준치 이내로 관리되는지 확인하는 ‘작업 환경 평가’를 함께 실시해 기준치를 초과하는 사업장엔 시설개선 명령을 내리고 과태료도 부과한다. 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세척 공정이 있는 전국 사업장에 이런 사실을 알리고 50인 미만 중소 사업장을 대상으로 마련된 정부 지원 사업도 안내할 예정이다.

권기섭 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화학물질 중독사고는 다수의 재해자가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커 산업안전보건법뿐만 아니라 중대재해법(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적용 가능성도 크다”며 “환기설비와 방독마스크 착용으로 급성중독 예방이 가능한 만큼 기본 수칙 준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창원지법은 지난 21일 “사안의 중대성이 인정되고 범죄 혐의도 소명되지만, 범행을 대체로 인정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두성산업 대표이사 ㄱ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경영책임자에게 책임을 묻는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첫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법원이 ‘범죄 혐의가 소명된다’고 밝혀, 노동부는 추가 구속영장 신청 없이 수사를 마무리하고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방침이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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