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정부가 연말연시를 앞두고, 식당에서의 5인 이상 모임 금지를 전국적으로 확대 적용하는 코로나19 추가 방역 대책을 내놨다. 호텔 등 숙박시설 예약은 50% 이내로 제한되고, 새해 해돋이 여행 명소 등도 폐쇄된다. 환자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모임과 여행이 증가하는 성탄절과 연말연시 연휴 동안 방역을 강화해 감염 확산의 위험을 최소화하겠다는 조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달 24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이런 내용의 ‘연말연시 특별방역 강화 대책’을 전국적으로 시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우선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이 발표한 ‘5인 이상 식당모임 금지’ 행정명령이 전국에 발동된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도 5인 이상 식당 예약이나 입장이 금지돼 위반하면 과태료(운영자 300만원, 이용자 10만원 이하)가 부과된다. 다만, 식당이 아닌 장소에서의 5인 이상 사적 모임의 경우 비수도권 지역은 집합금지가 ‘권고’에 그쳐 과태료 등의 강제성이 없다.

또한 연말연시 연휴 동안 이동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호텔·리조트·게스트하우스·농어촌민박 등 숙박시설(전국 6만여곳)은 객실의 50% 이내로만 예약을 받도록 하고, 객실 정원을 초과한 인원의 숙박을 금지한다. 개인이 숙박시설 내에서 주최하는 파티도 금지할 것을 권고했다. 이를 위해 예약이 취소된 고객에 대해선 지난달 마련된 공정거래위원회의 위약금 감면 기준에 따라 환불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즌방’ 등 숙소 내 집단감염이 불거진 스키장과 눈썰매장 등 겨울스포츠 시설에 대해서도 집합금지 조처가 시행된다. 전국 스키장 16곳과 빙상장 35곳, 눈썰매장 128곳이 해당된다. 해돋이·해넘이 등을 보기 위한 여행객들의 밀집이 예상되는 강릉 정동진, 울산 간절곶, 포항 호미곶, 서울 남산공원 등의 관광지와 국공립공원도 폐쇄하거나 접근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 중인 비수도권에서도 예배 인원 20명 이내, 영화관 밤 9시 이후 운영 중단 등 2.5단계에 해당하는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 집단감염이 늘고 있는 요양시설, 정신병원, 종교시설 등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사적 모임도 금지하기로 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방역조치로 시설 이용이 제한되거나 호텔 예약이 취소되는 등 많은 분들이 불편을 겪을 것을 알고 있으나 불가피한 조치”라며 “여행을 계획하셨던 분들은 꼭 취소하시고 집에 머물러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대신 중대본은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여부는 이번 주말에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전까지는 감염 위험이 높은 곳을 중심으로 한 ‘핀셋 방역’으로 최대한 유행을 억제하겠다는 의도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