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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의협 한발 물러섰지만…전공의들 ‘집단휴진’ 초강경

등록 2020-08-26 01:29수정 2020-08-27 14:44

의·정, 어제 휴진 보류 잠정합의
코로나 감염 확산 안정화 때까지
의대 정원확대 정책 등 중단 조건
대전협은 수용 거부…“휴진 지속”
전국 의사 2차 총파업을 하루 앞둔 25일 오전 서울 한 병원 앞에서 전공의가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의사 2차 총파업을 하루 앞둔 25일 오전 서울 한 병원 앞에서 전공의가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 등에 반발한 대한의사협회(의협)의 2차 집단휴진을 하루 앞둔 25일, 정부와 의협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화될 때까지 정책 추진과 집단휴진을 중단한다’는 내용에 잠정 합의했다. 그러나 의협 산하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소속 전공의들은 잠정 합의안을 수용하지 않고 집단휴진을 지속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와 의협은 전날부터 이날 새벽까지 이틀에 걸쳐 마라톤협상을 벌인 결과, 이런 내용의 잠정합의를 이뤘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코로나19가 안정화될 때까지 정부는 의대 증원 정책 추진을, 의협은 집단휴진을 중단하는 데 잠정 합의했다. 일단은 코로나19 대응에 정부와 의료계가 전념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다만 코로나19 안정화 시기의 기준을 무엇으로 볼 것인지, 그에 따라 양쪽의 협상을 언제 재개할 것인지 등은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애초 정부는 의대 증원 정책 추진을 일시 보류하고 재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의협은 정책을 철회한 뒤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주장하며 맞서왔다. 특히 의협은 지난 14일에 이어 26~28일 또다시 집단휴진 강행 뜻을 밝혔고, 21일부터는 전공의와 전임의 등이 차례로 무기한 집단휴진에 나서면서 대정부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하지만 최근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정부와 의협 양쪽 다 ‘의료 공백’에 부담을 느끼고 타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종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대전협은 이날 밤 늦게까지 대의원회의를 열어 잠정 합의안 수용을 두고 토론을 벌였으나 내부 반발이 거세, 집단휴진을 지속하기로 했다. 앞서 복지부와 의협은 대전협 대의원회의 추인을 얻어 최종 합의문을 작성하기로 한 바 있다. 잠정 합의안 수용을 거부한 전공의들은 전면적인 정부 정책 철회를 집단휴진 철회의 우선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복지부는 이날 기준 전국 전공의 수련기관 200곳 가운데 정부 문의에 답한 163곳에서 1만277명 중 5995명(58.3%)이 일손을 놨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휴진율 69.4%(응답기관 151곳의 8679명 중 6021명 휴진)보다 11.1%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전임의는 2639명 가운데 162명(6.1%)만이 휴진에 참여했다.

시민사회에선 이들의 집단행동에 비판이 쏟아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성명을 내어 “의사단체가 집단휴진을 강행하면 의료법과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전공의 일부가) 응급실과 중환자실 인력까지 뺀 집단행동은 도가 지나쳐도 한참을 지나쳤다”고 지적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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