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와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면담 전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흘간의 전국 집단휴진을 하루 앞둔 25일,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가 전날에 이어 추가 협상을 이어간다. 이날 새벽까지 8시간에 걸쳐 이어진 심야 협상에도 양쪽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지만, ‘파국’을 막으려는 시도는 계속한다는 모양새다.
의협과 정부 관계자들 설명을 종합하면, 전날 정세균 국무총리와 최대집 의협 회장이 1시간여 면담을 마친 뒤 복지부와 의협 실무진 간 협의가 시작됐다. 저녁 7시30분에 시작된 실무협의는 이날 오전 3시30분까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휴식과 재개를 반복하며 이어지던 줄다리기는 한때 결렬될 위기도 겪었으나, 자정께 박능후 복지부 장관이 최대집 회장에게 연락해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협의가 재개됐다. 하지만 양쪽은 집단휴진 철회를 선언을 할 만한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채 헤어졌다. 의협 관계자는 “아직 추가 협의 일정이 잡히지 않았지만 이날 중에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손영래 복지부 대변인은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함을 고려해 최선을 다해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쪽 모두 상황이 급한 만큼 이날은 ‘벼랑 끝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한 0시 기준 집계를 보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38명으로 하루 만에 6명이 늘었다. 위·중증 환자는 지난 9∼22일 평균 14.9명 수준이었지만, 최근 고령층 환자가 대규모로 발생하며 빠르게 늘어나는 양상이다. 이날 0시 기준 진행 중인 코로나19 검사도 5만건을 넘어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병원들과 선별진료소의 부하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만약 의-정이 합의에 실패해 26일부터 사흘간 전국 의사들이 2차 집단휴진을 강행하면, 의료대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더구나 지난 21일부터 전공의(인턴·레지던트) 휴진, 전날부터 일부 전임의(펠로) 휴진도 기한을 정하지 않은 채 이어지고 있다.
이미 서울 시내 주요 대학병원에선 응급실 경유 중환자를 받지 않겠다고 하거나, 예약한 수술·진료 날짜를 취소·연기하고 신규 입원을 줄이는 등 의료 공백이 현실화했다. 이에 더해 동네의원까지 휴진할 것을 대비해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보건소 중심의 진료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비상진료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손영래 대변인은 말했다. 의협은 앞서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3차 총파업(집단휴진)을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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