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를 써 그린 그림(샌드아트). 어른의 학대로 마음이 시들고 영혼이 죽어가는 아이를 묘사했다. 아동보호전문기관 제공
만 3살 ㄱ양은 지난해 11월 인천 미추홀구 한 원룸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갈비뼈 4개가 골절돼 있었고 온몸에 멍 자국이 있었다. 지적장애 3급인 친모(24)와 친모의 지인(23), 친모의 동거남(33)은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약 2주간 수시로 ㄱ양을 때렸다. 그 과정에서 ㄱ양은 2차례 병원에 갔고 갑자기 어린이집에 나갈 수 없었지만, 누구도 ㄱ양에 대한 학대를 의심하고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 끝내 ㄱ양이 숨지고서야 세상에 알려진 학대로 친모 등은 지난 5월 1심 법원으로부터 징역 10~15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25일 보건복지부가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아동학대 현황 자료를 보면, ㄱ양을 포함해 지난해 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43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자는 2014년 14명, 2015년 16명이었다가 2016년과 2017년에 각각 36명과 38명으로 늘었다. 이후 2018년에는 28명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지난해 다시 크게 증가했다. 아동학대 신고 건수(잠정 집계치)는 4만1388건이었고, 이 가운데 3만70건이 학대로 판단됐다. 아동학대 최종 판단 건수는 2015년 1만1715건, 2016년 1만8700건, 2017년 2만2367건, 2018년 2만4604건으로 꾸준히 늘어왔는데, 지난해의 경우 급기야 3만건을 넘어선 것이다.
복지부는 아동학대 대응 체계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기 위해 사망사례들을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아동복지법에 따라 지난해 7월 설립된 공공기관 아동권리보장원에 ‘아동학대 사망사례 분석 티에프(TF)’를 구성해놓고, ㄱ양 사망 사건을 시범적으로 분석하고 있었다. 복지부는 “티에프로 구성돼 있는 사망사례 분석팀을 정규조직화해 분석 결과를 제도 개선으로 연결시키겠다”고 밝혔다. 남인순 의원은 “아동학대 사전예방과 재학대 방지, 피해아동 적극 보호, 심층적이고 전문적인 사례 관리를 위해서는 현재 전국 68곳에 불과한 아동보호전문기관과 72곳밖에 없는 학대 피해아동 쉼터 등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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