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조승연 인천의료원 원장이 공공의료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천/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코로나19 환자 받으려고 병원을 다 비워놓으니 갑자기 수입이 줄어들죠. 몇몇 지방의료원에선 월급 줄 돈이 없어서 원장들이 돈 구하러 다녀야 했어요.”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공공병원들의 속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조승연(인천시의료원 원장)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의 말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공공병원인 지방의료원은 전국에 35곳이 있다. 지방의료원은 병원 자체 수입과 국가 예산, 지자체 보조금 등으로 운영된다. 취약계층인 의료급여 환자 비중이 높고 노숙인, 행려환자 치료를 도맡다 보니 ‘착한 적자’에 허덕이기 일쑤다.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사태가 다 끝나고 나서 손실 보상을 해주겠다고 하고, 몇몇 지자체는 ‘중앙정부한테 달라고 하라’며 지원을 미루기도 했다. 다행히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일부 손실보상금이 먼저 지급되면서 공공병원에도 숨통이 트였다.
조 원장은 지난 4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공공병원이 평소 튼튼했다면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상황을 훨씬 더 수월하게 버텼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이 갖고 있는 병상은 전체의 5%(국립대병원 제외) 남짓에 불과하고, 적자 운영이 계속되다 보니 인력 구조도 열악하다. 감염내과 전문의가 있는 지방의료원은 다섯손가락에 꼽힌다. 호흡기내과가 없는 지방의료원도 있다. 인천시의료원도 심장·뇌혈관 분야 전문의가 없고 중환자를 돌볼 간호사 인력이 부족해 코로나19 중환자를 받지 못한다.
“제2의료원을 짓겠다고 하면 ‘적자 어떻게 할 거냐’는 반응부터 나온다. 병원이 외곽 지역에 위치해 있어, 취약계층 환자들이 택시비 5천원 내고 병원 와서 진료비 1천원 내고 가는데 어떻게 수익을 내란 말이냐.” 결국 해법은 공공병원에 대한 장기적 투자에 있다. 조 원장은 “정부가 공공병원을 70곳까지 늘리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감염병 치료와 같은 필수의료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할 수 있도록 공공병원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예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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