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구치소 교도관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방역업체 직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이 교도관은 법원에 출입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법원은 2-3차 감염 가능성 차단하기 위한 예방적 조치로 서울지방법원 모든 법정을 폐쇄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2차, 3차 감염이 본격화하면서, 14일 이후로는 클럽 방문자보다 접촉자로 분류된 신규 확진이 더 많아지는 추세다. 방역당국은 클럽 관련 확진자가 주점과 노래방, 학원 등에서 전파한 사례가 잇따르면서, 이번 주말이 확산세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감염 우려로 미뤄졌던 국가공무원 5급 공채시험도 이번 주말(16일)에 전국 32개 시험장에서 치러진다.
15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이태원 클럽발) 추가 전파 사례를 보면 주점과 노래방, 학원 등 밀폐된 실내 다중이용시설에서 음식 섭취, 노래 등으로 밀접 접촉을 하는 환경이었다”며 “이번 주말에 감염이 증폭될 수 있는 시설 방문을 피하고 종교시설·학원 등도 비대면 이용을 우선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클럽 방문자 5500명(5개 클럽 기준) 가운데 4천여명 정도는 검사를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확진자의 접촉자 파악이 시급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기하급수적으로 감염자가 늘어날 수 있어, 3차·4차로 이어지지 않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낮 12시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153명 가운데 클럽 방문자는 90명이고 가족·지인·동료 등 접촉자는 63명이다. 일별로 보면 2차, 3차 감염이 주를 이루는 접촉자들의 신규 확진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11일까지만 해도 신규 확진 가운데 클럽 방문자가 21명, 접촉자가 8명 수준이었다. 하지만 13일에는 클럽 방문자와 접촉자가 각각 9명으로 같았고 14일과 15일에는 접촉자 신규 확진이 각각 15명과 10명으로 클럽 방문 신규 확진자(5명, 7명)를 추월했다. 초기에는 클럽에 다녀온 확진자의 증가세가 컸지만 점차 가족과 직장 등 지역사회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이태원발 1차 감염이 정점을 찍었다고 보고, ‘엔(n)차 감염’ 확산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은경 본부장은 “3차 감염으로 확인된 사례를 인천 학원 관련 등 4명 정도로 보고 있다”며 “4차 전파를 막는 것이 최대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4차 감염 추정 사례가 나왔다. 전날 서울구치소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법무부가 밝힌 발생 경과를 보면 도봉구 노래방을 방문한 친구와 접촉 뒤 감염됐기 때문에 4차 감염이 의심된다. 이에 대해 정 본부장은 “역학조사 뒤 판단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방역당국은 고위험군이 확진자와 접촉하지 않도록 연결 고리를 차단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 가운데 60살 이상 고령자도 5명이 나왔다. 클럽에 다녀온 자녀와 접촉한 부모 등이 포함됐다. 방역당국은 노인과 임신부, 만성질환자 등의 밀집시설 이용 자제를 각별히 당부했다. 요양병원·정신병원·요양시설 등 고위험 집단시설 관리 방안도 이날 새로 나왔다. 신규 입원·입소자에 대해서는 진단검사 실시 뒤 들어가도록 해, 시설 내 감염원 유입을 차단하기로 했다. 이들에 대해서는 검사비 절반을 건강보험에서 부담한다. 또 환기가 잘되는 야외공간이나 투명 차단막 설치 공간 등을 활용한 제한적 면회 지침이 조만간 마련된다. 19일 4차 생활방역위에서 학교 등의 냉방기기 사용기준과 고위험 시설 방역지침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통계청과 에스케이텔레콤이 이날 공개한 ‘코로나19 발생 후 인구 이동’ 분석 결과를 보면, 연휴 기간이던 이달 2일 이동량은 한해 전 연휴일에 견줘 83% 수준이었다. 국내 확진자 발생 뒤 토요일 이동량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다만 이태원발 감염 발생 이후인 9일에는 전년보다 75% 수준으로 다소 주춤했다.
한편 이날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집계를 보면, 전체 193곳 대학 가운데 85.5%가 1학기 전체 또는 코로나 안정기까지 대면수업을 하지 않고 온라인수업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5월11일 대면수업을 시작하는 대학은 고려대 등 9곳인데, 실기 실습 과목 등 매우 제한적으로만 시작할 전망이다.
최하얀 최원형 김정필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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