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의 논문이 조작된 것으로 결론이 나면서 ‘환자 맞춤형 체세포 복제 인간배아줄기세포’의 원천 기술도 의문의 대상이 되고 있다. 황 교수는 서울대 조사위원회 발표 뒤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는 대한민국 기술”이라고 밝혀 원천 기술이 존재한다고 다시 한번 주장했다.
조사위가 외부기관에 맡겼다는 디엔에이검사 결과 황 교수팀 연구실에서 나온 줄기세포와 환자의 체세포 디엔에이 지문이 일치한 것으로 나오면 원천 기술은 증명된다. 다만 185개의 난자로 11개의 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주장은 이미 거짓으로 밝혀져, 기술의 효율성은 인정받지 못하게 됐다.
조사 결과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오면, 황 교수팀의 원천 기술은 2004년 논문에 발표된 1번 줄기세포 수립 방법과 환자 맞춤형 체세포 복제 배아 배양 기술만 남는다.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기술은 복제배아를 배양해 배반포 단계에서 세포덩어리를 떼어낸 뒤 이를 여러 차례 배양용기를 갈아주면서 길러(계대배양) 확고한 줄기세포주로 수립해야 완벽한 기술로 인정받을 수 있다.
생명과학자들은 줄기세포주 수립에 실패했더라도, 환자의 체세포를 핵이식해 배반포 단계까지 배양하는 기술만 해도 원천기술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 기술과 관련한 특허가 세계에서 이미 70여개가 출원될 정도여서, 황 교수팀 기술이 독보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2004년 기술은 난자에 난자 제공자 자신의 체세포 핵을 집어넣어 만든 줄기세포여서 단성생식(처녀생식)에 의한 돌연변이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단성생식이면 체세포와 결합한 배아가 아닌 난자 자체가 세포 분열해 생긴 배아에서 형성된 줄기세포라는 것이다. 현재 논문이 디엔에이 지문 조작 의혹마저 받고있는 상황이어서 만약 단성생식으로 밝혀지면 이 연구에서도 황 교수팀은 배반포 배양 단계까지만 기술을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럴 경우 황 교수팀의 원천 기술은 세포의 핵을 ‘젓가락’으로 포도알처럼 눌러 짜내는 ‘스퀴징 방법’만이 남게 된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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