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의료·건강

황우석 교수팀의 ‘원천기술’은 무엇인가

등록 2005-12-18 16:02수정 2006-01-17 02:49

줄기세포 진위 논란과 관련해 황우석 교수가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해명한 내용은 이렇게 요약될 수 있다.

사이언스 논문 제출 전 6개의 줄기세포를 확립했다. 그러나 1월9일 오염사고로 모두 죽었으나, 마침 미즈메디병원에 보관중이던 2번과 3번 줄기세포 2개를 반환받았고 이후 추가로 6개를 확립했다. 이를 토대로 사이언스에 논문을 제출했다. 이후 3개를 더 수립해 총 11개의 줄기세포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 11개 중에서 5개는 초기 단계에 동결처리해 보관중이다. 그런데 지난 11월17일 PD수첩의 검증결과 DNA불일치 판정이 나오고 난 뒤 자체적으로 검증해보니 보관중이던 줄기세포 11개 중에서 전부 또는 6개가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로 뒤바뀐 것을 11월말 확인했다.

그래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아직 진위 여부를 확인 못한 초기 단계 동결처리된 줄기세포 5개를 녹여 10여일 배양한 뒤 DNA지문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따라서 원천기술은 있으니 최소한의 시간을 주면 입증해 보이겠다는 설명이다.

핵심은 2004년 이래 체세포 줄기세포는 확실히 존재하며, 또 2005년 논문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재연해 보일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이야기다.

황 교수가 자신있게 말하는 원천기술은 무엇일까.

이는 황 교수의 기자회견과 이병천 교수가 몇몇 언론과 인터뷰한 내용에서 그 윤곽이 드러난다.

황 교수는 줄기세포 수립과정에 대해 설명하면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는 환자의 피부세포를 떼어내 핵이 제거된 난자에 주입하는 체세포 복제과정을 거치며, 이일은 서울대 연구팀에서 수행했다고 말했다. 즉 배반포기에 도달한 복제 배아를 만드는 작업을 했다는 말이다.

이 교수도 체세포 핵치환복제 기술로 최근 배반포 단계의 9개의 복제배아를 더 얻었지만 지금의 혼란스런 상황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하지만 이는 2005년 논문의 성과에 걸맞은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주' 확립기술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게 생명공학자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배반포 복제배아를 배양해 내부 세포덩어리에서 줄기세포주를 추출한 뒤 내배엽, 중배엽, 외배엽으로만 자랄 수 있도록 안정화 단계에 이르러야 비로소 진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주를 수립했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이 단계, 다시 말해 복제배아의 내부 세포를 분리해 줄기세포주로 만드는 작업은 전적으로 미즈메디병원 연구원이 서울대 실험실에서 전담해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로 미뤄볼 때 황 교수팀은 분명히 체세포 핵치환복제기술을 이용해 복제배반포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은 확보하고 있으나, 배반포에서 내부세포덩어리를 꺼내 계대배양을 하면서 줄기세포주로 확립하는 기술은 부족한 것으로 풀이된다.

체세포 핵치환에 의한 복제배반포 제작 기술은 황 교수팀만이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황 교수팀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여섯 군데 정도의 외국 연구팀도 이 단계까지 성공했다고 발표하는 등 이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황 교수팀은 2004년 사이언스 논문에서는 배반포 30개를 만들었고 그 중에서 한 개의 배반포에서 1개의 줄기세포주 수립에 성공했지만,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서는 31개의 배반포 중에서 11개의 줄기세포주를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줄기세포주 확립 성공률을 10배 가까이 끌어올렸다는 주장을 펼쳤다.

따라서 황 교수가 현재 녹이고 배양하고 있다는 5개의 줄기세포 그 자체로는 황 교수팀의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 해당하는 원천 기술을 증명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젊은 생명과학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생물학연구정보센터의 한 네티즌(bmkm)은 "황 교수나 이 교수의 말은 배반포 단계에서 줄기세포주를 확립할 수 있는 기술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kcs1)도 "황 교수팀이 배반포 생산단계까지의 기술은 완전히 가지고 있는 듯 하지만, 그 후의 배양기술이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서한기 기자 shg@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을 파면하라”…응원봉 든 시민들의 헌재 향한 외침 1.

“윤석열을 파면하라”…응원봉 든 시민들의 헌재 향한 외침

응원봉에 둘러싸인 77살 ‘뜨거운 눈물’…전세계 울린 한마디 [영상] 2.

응원봉에 둘러싸인 77살 ‘뜨거운 눈물’…전세계 울린 한마디 [영상]

소환 조사 거부하는 윤석열…계속 버티면 파면 사유 추가 3.

소환 조사 거부하는 윤석열…계속 버티면 파면 사유 추가

[단독] 여인형, 총선 직후부터 선관위 노려…‘부정선거’ 자료 정리 요구 4.

[단독] 여인형, 총선 직후부터 선관위 노려…‘부정선거’ 자료 정리 요구

탄핵심판 주심에 ‘윤석열 지명’ 정형식 헌법재판관 5.

탄핵심판 주심에 ‘윤석열 지명’ 정형식 헌법재판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