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학계 위상추락 불가피..해외선 한국 과학자에 `색안경'
"국내 과학자 논문 심사 엄격해질 것..연구활동 위축 우려"
"국내 과학자 논문 심사 엄격해질 것..연구활동 위축 우려"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가 사이언스에 배아줄기세포 논문의 자진 철회를 통보하고, 사이언스도 수용 의사를 내비침에 따라 `황우석 논문 쇼크'가 이어지고 있다.
황 교수 자신이 3자 검증을 거부하다 주변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자 막판에 서울대에 조사를 요청한 상황에서 자진 철회 의사를 밝힌 만큼 국내 과학계의 위상 추락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특히 사이언스가 황 교수의 2004년 2월 논문에 대해서도 조사 방침을 내비치는 등 시간이 흐르면서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황 교수 자신은 물론 국내 과학도들의 국제무대 진출에 자칫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황 교수가 자신의 실수를 인정, 곧바로 논문 철회 의사를 밝힌 것은 불행중 다행으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등 엇갈린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은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재검증 조사로 구체적인 사실이 공식 확인될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는게 과학계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황 교수는 최근 "테라토마 사진에서의 결정적 실수와 함께 사진 과정에서도 돌이킬 수 없는 인위적인 실수가 있었다"며 "사이언스측에 공동 연구자 동의를 얻어 자진 철회할 계획임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사진 등 일부 내용에 하자가 발생해 진위 여부가 확인되더라도 너무 큰 상처를 받은 만큼 논문을 더 이상 유지할 명분이 없다는 게 황 교수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황 교수가 언급한 `인위적인 실수'가 사실상 `조작'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기도 하다. 황 교수는 그러나 일단 신뢰할 만한 2004년도 논문이 엄연히 존재하는 만큼 2005년 논문의 줄기세포가 11개가 아니고 3개면 어떻겠느냐고 반문, 마지막까지 연구성과의 진정성을 강변했다.
논문 전체의 진정성은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기술적 부분의 문제로 논문 게재를 철회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논문이 취소되면 의혹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사이언스 관계자는 논문이 취소되면 그 자체가 조사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로 분명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언가 중대한 하자가 있거나 신뢰도를 부여하기 어려운 대목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논문 철회가 생각만큼 신속히 이뤄지지 않는 부분도 문제다. 사이언스의 규정에 따라 논문 저자 25명 전원이 철회 신청서를 내야하지만 저자 전원 합의로 철회 신청서를 내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이언스 관계자는 "일부 저자만이 논문 철회 신청을 할 경우 현재 검증을 실시하는 기관들의 조사 결과에 의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서울대 조사위원회와 피츠버그대학 특별조사위의 조사활동이 끝날 때까지 논문 철회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들 기관의 조사활동이 최장 수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경우 의혹은 이 기간 만큼 사실로 인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비쳐지게 된다. 사이언스는 연구성과가 잘못됐음을 입증하는 확고하고도 검증가능한 증거가 제출되면 직권으로 논문을 취소할 수 있지만 이미 황 교수가 사진문제 등의 경우 그야말로 지엽적인 실수라고 언급한 만큼 즉각적인 취소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8년간 사이언스에 게재후 취소된 논문은 30∼40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논문 취소 파장은 황교수 자신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일단 권위있는 세계 과학저널이 한국인 과학자의 논문에 대한 심사를 철저히 하게 될 것이고,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경우 국내 과학자들은 연구활동이 자연스레 위축되는 상황에 놓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익명을 요구한 한 의대 교수는 "미국에서는 한국인 과학자가 실험노트 제출을 강요받은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외에서 색안경을 끼고 한국인 과학자들을 바라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 과학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어쩔 수 없지만 황 교수 자신이 `인위적인 실수'임을 인정하고 논문 철회를 선언한 것은 그나마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는 시각도 제기되는 등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 박사는 "국내 과학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어쩔 수 없지만 황 교수가 인위적인 실수를 인정하고 논문을 철회한 것은 올바른 수순"이라며 "해외에서도 이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섭 KAIST 교수는 "과학계의 경우 일반 시민들이 느끼는 만큼 충격파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황 교수의 말대로라면 우리가 줄기세포를 만드는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데 논문 철회를 이유로 심사가 엄격해진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권용 기자 kky@yna.co.kr (서울=연합뉴스)
논문 전체의 진정성은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기술적 부분의 문제로 논문 게재를 철회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논문이 취소되면 의혹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사이언스 관계자는 논문이 취소되면 그 자체가 조사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로 분명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언가 중대한 하자가 있거나 신뢰도를 부여하기 어려운 대목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논문 철회가 생각만큼 신속히 이뤄지지 않는 부분도 문제다. 사이언스의 규정에 따라 논문 저자 25명 전원이 철회 신청서를 내야하지만 저자 전원 합의로 철회 신청서를 내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이언스 관계자는 "일부 저자만이 논문 철회 신청을 할 경우 현재 검증을 실시하는 기관들의 조사 결과에 의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서울대 조사위원회와 피츠버그대학 특별조사위의 조사활동이 끝날 때까지 논문 철회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들 기관의 조사활동이 최장 수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경우 의혹은 이 기간 만큼 사실로 인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비쳐지게 된다. 사이언스는 연구성과가 잘못됐음을 입증하는 확고하고도 검증가능한 증거가 제출되면 직권으로 논문을 취소할 수 있지만 이미 황 교수가 사진문제 등의 경우 그야말로 지엽적인 실수라고 언급한 만큼 즉각적인 취소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8년간 사이언스에 게재후 취소된 논문은 30∼40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논문 취소 파장은 황교수 자신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일단 권위있는 세계 과학저널이 한국인 과학자의 논문에 대한 심사를 철저히 하게 될 것이고,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경우 국내 과학자들은 연구활동이 자연스레 위축되는 상황에 놓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익명을 요구한 한 의대 교수는 "미국에서는 한국인 과학자가 실험노트 제출을 강요받은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외에서 색안경을 끼고 한국인 과학자들을 바라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 과학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어쩔 수 없지만 황 교수 자신이 `인위적인 실수'임을 인정하고 논문 철회를 선언한 것은 그나마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는 시각도 제기되는 등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 박사는 "국내 과학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어쩔 수 없지만 황 교수가 인위적인 실수를 인정하고 논문을 철회한 것은 올바른 수순"이라며 "해외에서도 이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섭 KAIST 교수는 "과학계의 경우 일반 시민들이 느끼는 만큼 충격파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황 교수의 말대로라면 우리가 줄기세포를 만드는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데 논문 철회를 이유로 심사가 엄격해진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권용 기자 kky@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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