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벌인 진실게임의 한가운데 있는 김선종 연구원에게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함께 <문화방송> ‘피디수첩’ 후속편이 전격 방영되면서, 애초 논문 조작설을 처음으로 터뜨린 최초 제보자에게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황 교수는 16일 기자회견에서 ‘줄기세포 바꿔치기’를 거론하며 “서울대 실험실과 미즈메디병원의 실험실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김 연구원일 가능성을 암시했다. 하지만 노 이사장은 황 교수가 궁지에 몰리자 김 연구원을 희생양으로 몰고 가려고 한다며 “황 교수가 김 연구원을 시켜 논문을 조작하게 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김 연구원이 줄기세포 바꿔치기 진실 공방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즈메디병원 소속 연구원이었던 김 연구원은 지난 9월 황 교수 연구팀에서 박사후 과정(포스트닥터) 자격으로 미국 피츠버그대의 제럴드 섀튼 교수팀에 파견된 배아줄기세포 배양 전문가다.
김 연구원은 문화방송 피디수첩이 10월20일 현지를 방문했을 때 황 교수의 연구에 결정적 문제가 있다는 ‘중대 발언’을 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뉴스채널 <와이티엔>과의 인터뷰에서 피디수첩으로부터 협박을 받았고, 중대 발언은 없었다고 말을 바꿨다.
피디수첩 최초 제보자도 이 사태의 출발점이라는 데서 제보 배경 등을 둘러싸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애초 피디수첩팀이 황우석 교수 논문의 진위 취재에 들어가게 된 데는 지난 6월1일 피디수첩팀에 온 전자우편 제보가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이 제보자는 2005년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2004년 <사이언스> 논문 공동저자로 황 교수의 연구 내용을 잘 알고 있던 인물이다. 제보 내용은 황 교수팀이 체세포 배아줄기세포를 하나도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 뼈대다.
이 제보자는 황 교수의 논문 조작 의혹에 대해 상용화로 나아가는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황 교수님이 2004년 2월 논문만으로는 그걸 경제화시키지 못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2004년 2월 논문만으로는 효율성이 너무 낮아 사람들에게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굉장히 심했다”고 그는 말했다. 이 제보자는 황 교수가 그 압박감을 한번에 해소하기 위해 10년 뒤에야 가능한 기술인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을 조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보 이유에 대해 “2004년 2월 (논문을) 끝내고, 황 교수님도 과학자로 명성을 얻어 존경받고 사시면 되는데 문제는 2005년 5월 논문이었다”며 “사실이 아닌데 도저히 양심을 가진 사람으로 저렇게 해버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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