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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줄기세포 없이 논문 썼다

등록 2005-12-16 19:17수정 2006-01-17 02:25

환자 맞춤형 배아 줄기세포 존재 여부를 두고 노성일(왼쪽) 미즈메디병원 이사장과 황우석 서울대 교수가 16일 각각 서울 내발산동 미즈메디병원과 서울대 수의과대학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로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임종진 김태형 기자 <A href="mailto:stepano@hani.co.kr">stepano@hani.co.kr</A>
환자 맞춤형 배아 줄기세포 존재 여부를 두고 노성일(왼쪽) 미즈메디병원 이사장과 황우석 서울대 교수가 16일 각각 서울 내발산동 미즈메디병원과 서울대 수의과대학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로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임종진 김태형 기자 stepano@hani.co.kr
황우석, 미즈메디쪽 줄기세포 바꿔치기 의혹 제기…수사 의뢰
노성일 “김선종한테 완전 조작 들어…황교수가 책임 떠넘겨”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는 16일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환자 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는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였다고 밝혔다. 이는 황 교수팀의 논문에 나오는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황 교수는 연구 과정에서 자신들이 만들려고 했던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가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로 바꿔치기됐다며 사법당국에 수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황 교수 쪽이 줄기세포를 조작해놓고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반박했다.

‘11월 말께 줄기세포 바뀐 것 알아’=황 교수는 이날 오후 2시 서울대 수의대 스코필드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연구팀 자체로 일부 줄기세포를 검증해본 결과 사이언스에 제출했던 본래의 줄기세포 디엔에이 지문과 차이나는 점을 11월18일 밤에 확인했다”며 “미즈메디병원 출신의 윤현수 한양대 의대 교수에게 요청해, 우리의 줄기세포가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줄기세포 배양 과정에 1차 계대배양(줄기세포주로 키우기 전의 배아복제세포) 단계에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수정란 줄기세포로 바꿔치기된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는 서울대와 미즈메디병원 실험실에 접근이 허용될 때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즈메디병원 연구원 쪽이 의도적으로 뒤바꿨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황 교수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절차를 모두 끝냈다”며 “이제 사법당국에 신속한 수사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줄기세포 8개를 11개로 부풀려=황 교수는 연구 초기 6개 줄기세포주를 수립했으나 오염으로 올해 1월9일 훼손돼, 미즈메디병원에 보관 중이던 2·3번 줄기세포주를 반환받고 이후 6개 줄기세포주를 추가로 수립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8개 줄기세포주로 논문을 작성했다고 밝혀, 애초 11개의 줄기세포주를 배양했다는 2005년 논문이 부풀려졌음을 인정했다. 황 교수는 논문 제출 뒤 3개의 줄기세포를 다시 수립했다고 말했다.

‘황 교수가 조작을 지시’=노 이사장은 이날 황 교수 기자회견이 끝나자 곧바로 강서미즈메디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즈메디병원 출신 김선종 박사가 황 교수 지시로 논문이 조작됐음을 밝혔다고 반박했다. 노 이사장은 피츠버그대의 김 박사가 전화통화에서 “(황 교수가) 논문 작업에서 줄기세포 사진을 찍을 때 2·3번 줄기세포 외에 4~11번은 줄기세포 대신 체세포만 두 개씩 줬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노 이사장은 “김 박사가 ‘황 교수한테서 줄기세포 분화 능력을 검사하는 테라토마 사진의 경우 2·3번 사진을 많이 찍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며 “4번에 2·3번 사진이 들어간 것은 논문 저자인 제럴드 섀튼 피츠버그대 교수 책임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황 교수 쪽에 반환했던 2·3번 줄기세포주의 복제된 샘플을 아직도 보관하고 있다”며 “현재 이를 해동해 다시 검사작업을 진행 중이어서 결과가 나오면 황 교수 쪽이 실제로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를 만들었는지 검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의 수사 요청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정식으로 서류를 갖춰 고소·고발이 이뤄지면 법리 검토를 거쳐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면서도, 검찰이 황 교수 논문의 진위에 대해 주도적으로 나서서 가릴 일이 아니라는 견해를 보였다. 서울대 노정혜 연구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황 교수의 잘못 인정 여부와 상관없이 조사위는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며 “조사에서 잘못된 것이 없다고 나올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이근영 유선희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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