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황우석 서울대 교수는 16일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줄기세포가 없다”는 전날 주장에 대해 “원천기술도 보유하고 있고 실제로 줄기세포를 만들었으나, 관리 소홀로 심각한 오염 사고가 발생해 줄기세포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하지만 “미확인 줄기세포 초기 단계에서 동결 보존한 5개의 줄기세포를 재검증하기 위한 해동·배양과정에 있으므로 앞으로 10여일 이내에 진위 여부가 확인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황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줄기세포 배양 과정을 단계별로 낱낱이 설명하며, “나와 미즈메디 소속 연구원 등 6명이 공동으로 확인 작업을 했다”며 “이 과정을 담은 연구 노트와 현미경 사진이 확보돼 있어 충분히 검증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황 교수는 “이번 논문은 진위 여부와 별개로 테라토마 사진 등에서 결정적인 실수가 있었다”며 “공동 저자들의 동의를 모두 구한 뒤 자진 철회하겠다고 사이언스에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줄기세포 11개를 만들었다고 했는데, 25명의 공저자 가운데 직접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를 본 사람이 없다.

=물리적으로 25명이 모두 줄기세포를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섀튼 교수를 비롯해 주요한 참가자 대부분이 와서 봤다.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배양이나 검증 과정에만 관여한 사람들은 현장을 보지 못했을 수 있다. 그러나 (줄기세포) 자체가 없어서 그런 게 아니고 실제적으로 필요하면 언제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노 이사장이 왜 15일 논문이 허위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생각하나?

=모르겠다. 분명히 제 병실을 방문했을 때 그동안의 내용을 소상히 말씀드렸다. 아직 확인 안 된 줄기세포주가 5개 있고, 그 뒤 만들어진 3개도 확인하려면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기다렸다가 최종 결론이 나면 국민들께 소상히 밝히는 게 좋겠다는 말씀만 드렸다.

-2004년도의 줄기세포는 냉동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당장이라도 디엔에이 분석을 해 보면 검증이 가능하지 않나?

=2004년도에 만든 줄기세포는 지금도 분석이 가능하다. 다만 여기에는 당국의 협조가 좀 필요하다. 그 세포를 제공한 모체 제공자의 인적 사항과 주소는 안다. 그분의 협조만 있다면, 그분께서 체세포를 채취하는 것에 협조하면 즉각 (검증)할 의향이 있다.

-미즈메디가 의도적으로 줄기세포를 바꾸었나?

=여러분들께서 추정·확인해 줄 수 있다면 제발 부탁드린다. 우리도 대체 어떻게, 누가, 무슨 의도로 이런 일을 했는지 정말 답답하고 한스럽다. 누가 어떤 의도로 이런 일을 했는지 저는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고 본다.

-스너피 복제도 의혹에 싸여 있다.

=저희는 단계별로 실험 실적을 얻어 갔으며 지금도 매우 의미 있고 중요한 결과를 얻어 저명한 학술지에서 논문 심사가 진행 중인 것도 있으며 멀지 않은 장래에 제출을 기다리고 있는 논문도 있다. 아마 이 논문들이 발표되면 국내외에 심각하게 추락했던 저희의 신뢰가 상당 부분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선종 연구원이 ‘황 교수가 조작 지시했다’고 증언했는데?

=어느날 새벽 2시30분에 피츠버그대에 있는 연구원이 저한테 전화했다. 울먹이면서 피디수첩이 구속 운운하며 강압 취재를 했는데, 그때는 머리가 거의 빈 상태여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분명한 것은 그가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다.

-초기 동결시킨 5개마저 바뀐 것으로 판명되면 어떻게 되나?

=5개마저 미즈메디병원의 것으로 판명된다면 1계대배양 상태에서 모두 바뀌었다는 말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과연 제가 단 1%의 의심이나 자신감이 없었다면 이 줄기세포를 외부에 내보냈겠는가?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