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황우석 서울대교수가 16일 줄기세포 진위 논란과 관련, 기자회견에서 미즈메디 병원에서 줄기세포를 바꿔치기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황 교수의 복제 배아줄기세포 존재 자체를 부정했던 미즈메디 병원의 노성일 이사장이 이를 전면 반박하고 나서는 등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줄기세포 진위 논란은 이들 양자간 `진실게임'으로 비화하는 새 국면으로 접어 들었다.

특히 검찰은 황 교수의 고소.고발이 있을 경우 서울대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수사에 착수키로 해 이번 파문에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황 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1월18일 연구팀 자체에서 일부 검증해본 결과 (환자 모근.체세포와) 사이언스지에 제출했던 줄기세포의 DNA와 차이가 있어 추후 확인했더니 미즈메디측의 줄기세포와 일치했다"고 줄기세포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한 뒤 사법당국의 수사를 요청했다.

특히 그는 "서울대 실험실과 미즈메디 병원의 실험실에 접근이 허용된 경우 가능한 경우로 추정된다"며 미즈메디 병원과 관련 있는 일부 연구원을 지목했다.

그는 또 맞춤형 줄기세포가 일부 손실되는 등 보관과정 등에서 문제가 있긴 했지만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든 원천 기술 자체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사이언스에 논문을 제출할 당시 11개의 줄기세포를 복제했는 지는 연구원 6명이 마지막 순간까지 확인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올해초 줄기세포 실험실로 이용중이던 학교 가건물 등에서 (곰팡이 등에 의한) 심각한 오염사고가 발생해 줄기세포 6개가 생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이 사실은 정부당국에 보고했다"면서 "이후 배아줄기세포 6개를 더 수립했으며 이후 3개를 추가로 더 수립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머지 줄기세포 5개는 2주전에 꺼내 배양하고 있는 데 배양속도가 매우 느려 10일 정도면 (맞춤형 줄기세포의 진위 여부가) 확인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논문은 진위 여부와 별개로 테라토마 사진 등에서 결정적인 실수가 있었다"면서 논문 자진 철회 의사를 사이언스에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노성일 이사장은 황 교수 기자회견 직후 서울 강서구 미즈메디 병원에서 이에 대응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본인(황교수)이 궁지에 처하자 책임을 면하기 위해 미즈메디 소속이라는 이유 하나로 연구원을 매도하는 것에 참담함을 금할 길 없다"고 비난했다.

노 이사장은 황 교수가 피츠버그대에 파견돼 있는 김선종 연구원을 서울대 교수직과 세계줄기세포허브 팀장직을 제시하며 27일까지 귀국할 것을 종용했다고 주장하고 "황 교수는 복제된 배아줄기세포가 없는 데도 미즈메디 병원의 줄기세포로 둔갑되고 김 연구원이 나쁜 행위를 했다고 전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황우석 교수팀이 미즈메디병원에 분양한 2, 3번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를 냉동 보관중이며, 2∼3주안에 해동시켜 진짜 배아줄기세포인지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날 황 교수와의 면담 내용을 전한 뒤 "그 뒤 안규리 선생 방을 찾아 물어봤더니 안 교수가 뜻밖에 `황 교수가 나를 찾아와 줄기세포가 없다는 사실을 얘기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황정욱 기자 hjw@yna.co.kr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