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황우석(가운데)·이병천(왼쪽)·미국 피츠버그대 섀튼 교수 등이 8월3일 낮 서울대 수의과대학 잔디밭에서 피부세포를 이식해 복제수정란을 만든 뒤 자궁 착상을 통해 복제에 성공했다는 개 ‘스너피’를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황우석 교수가 복제 소라는 영롱이를 만지고 있는 모습.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다른 연구는 문제없나?
“복제 아닌 냉동수정란 분할” 시비 일어
2004년 ‘체세포 복제’ 논문까지 ‘불똥’
“복제 아닌 냉동수정란 분할” 시비 일어
2004년 ‘체세포 복제’ 논문까지 ‘불똥’
황우석 교수팀의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 실린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황 교수의 이전 연구 성과에 대해서도 의문의 꼬리가 이어지고 있다.
황우석 교수는 1998년 핵치환 방식으로 체세포복제 젖소인 영롱이를 국내 최초로, 세계에서 5번째로 탄생시켰다고 발표했다. 또 곧 이어 한우 복제소인 진이를 선보였다. 그는 또 2001년 소 난자에 사람 세포의 핵을 이식시켜 배아를 배반포기까지 배양했다고 밝혀 국내외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때까지 그는 이런 연구성과에 대해 언론 등에 발표만 했을 뿐 국내외 유수 저널에 논문을 발표하지 않아왔다.
이에 따라 영롱이도 체세포 복제소가 아니라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문화방송> 피디수첩팀은 황 교수에게 영롱이와 어미소의 체세포 등을 요구해 검증을 시도했다. 그러나 시료의 상태가 불량해 디엔에이검사는 실패했고, 피디수첩이 다시 요구했으나 황 교수는 거절한 상태다.
젊은 생명과학도들은 황 교수가 냉동수정란의 할구분할 방식에 의한 복제 전문가였다는 점에서 영롱이도 같은 방식으로 만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할구분할 방식이란 수정란을 둘로 쪼개 자궁에 착상시켜 쌍둥이 소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만약 두 조각 가운데 하나는 먼저 송아지를 만들고, 남은 조각은 냉동해뒀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송아지를 만들 경우 두 소는 나이 차만 날 뿐 유전자는 똑같은 쌍둥이가 된다는 것이다. 의혹의 눈길은 올해 8월 <네이처> 표지를 장식했던 복제 개 ‘스너피’에게도 쏠리고 있다. 스너피의 경우도 할구분할 방식으로 복제했을 경우 확인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2005년 논문의 진실성과 관련해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최근 2004년 <사이언스> 논문에 대해서도 의혹이 일고 있었다.
2004년 논문은 난자에서 핵을 빼내고 그 난자를 제공한 여성의 체세포 핵을 집어넣어 만든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세계 최초로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이 실험에는 모두 242개 난자가 사용됐고, 이 가운데 한개의 줄기세포 배양이 성공했다.
그러나 미국 과학저널인 <뉴사이언티스트>는 이날 생명과학자의 말을 인용해 “2004년 논문의 디엔에이지문(핑거프린트)에 있는 피크의 기울기가 잘못됐으며, 이는 원데이터를 조작하는 과정에 발생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 <유에스에이 투데이>도 이날 “2004년 연구논문의 핵심 사항인 디엔에이지문의 타당성에 대한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윤성 서울대 의대 교수(법의학교실)는 “체세포 복제가 아예 없었는지, 줄기세포로만 분화를 못 시켰는지에 대해서도 검증작업에 들어가야 한다”며 “2004년 논문, 스너피, 영롱이도 다시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사회부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이윤성 서울대 의대 교수(법의학교실)는 “체세포 복제가 아예 없었는지, 줄기세포로만 분화를 못 시켰는지에 대해서도 검증작업에 들어가야 한다”며 “2004년 논문, 스너피, 영롱이도 다시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사회부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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