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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황우석 교수, ‘신화’ 에서 ‘조작극’ 내몰리기까지

등록 2005-12-15 22:27수정 2006-01-17 02:08

황우석 줄기세포 파동 일지
황우석 줄기세포 파동 일지
PD수첩 의혹제기 ‘인터넷 검증’ 쏟아져

황우석 교수는 2004년과 2005년 두 편의 논문으로 <사이언스> 표지를 잇달아 장식했다.

올 6월 <문화방송> ‘피디수첩’은 “2005년 논문이 허위일 가능성이 있고 난자 사용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제보를 받았다. 취재 중 8~9월 다른 사람들로부터 2건의 추가 제보가 있었다.

피디수첩은 황 교수팀 연구의 진위 여부 취재를 시작했고, 황 교수팀도 검증 요구를 받아들여 줄기세포 5개를 넘겼다. 피디수첩은 디엔에이 분석 결과 2번 줄기세포의 디엔에이 지문 불일치를 알아냈다.

11월22일 피디수첩은 ‘황우석 신화의 난자매매 의혹’편을 방송해, 난자 사용의 비윤리성을 보도했다. 11월24일 황우석 교수는 연구원 난자 사용을 시인하고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그러나 피디수첩에 대한 누리꾼들의 항의는 문화방송 앞 촛불집회와 피디수첩 광고 중단으로 이어졌다.

12월4일 와이티엔(YTN)은 미국 체류 연구원들을 인터뷰한 방송을 내보내 피디수첩의 취재윤리 위반을 보도했다. 문화방송은 들끓는 여론 앞에서 이날 저녁 ‘뉴스데스크’를 통해 취재윤리 위반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내보냈다. 피디수첩도 중단됐다.

12월5일 생명과학 연구자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생물학연구정보센터’(브릭)에 2005년 황 교수 논문의 첨부자료에 실린 세포들 사진이 모두 달라야 하는데 44쌍의 사진 가운데 5쌍이 같다는 글이 올라왔다. 황 교수는 이에 대해 “이미 이를 <사이언스> 쪽에 통보해 수정절차를 밟고 있다”며 ‘편집상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브릭에서는 의도적인 왜곡 의혹을 제기하며 검증을 요구했으나 황우석 교수 쪽은 “내년 봄 발표될 논문과 후속연구로 검증받겠다”며 “검증은 있을 수 없다”는 태도를 고집했다.


12월7일 칩거 중이던 황 교수가 서울대 병원에 입원하고, 연구논문의 진실성에 대한 논란은 과학계와 해외로 번져갔다. 12월8일 서울대 교수 30여명은 정운찬 총장에게 논문 검증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전달했다.

10일 <프레시안>은 피디수첩 녹취록을 입수해 공개했다. 피디수첩이 10월20일 미국 체류 중인 김선종 연구원을 만나, 김 연구원으로부터 “2개의 사진을 10장으로 불리는,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다”는 증언을 담은 녹취록이다. 이날 일본의 한 사이트에서 2005년 논문 가운데 3쌍의 줄기세포 사진이 겹쳐 있는 것을 발견해 의혹이 더 짙어진다.

황 교수팀은 정운찬 총장의 통보를 받고 11일 서울대에 재검증을 요청하고, 서울대는 재검증에 들어갔다. <네이처> 또한 복제양 돌리에 대한 의혹 해소 과정을 예로 들며 황 교수가 연구 검증에 나서야 한다는 세계적 생명과학자들의 의견을 보도했다.

황 교수의 논문을 둘러싼 논란은 14일 고비를 맞았다. 미즈메디병원 소속 연구팀이 10월19일 미국 <국제생식학회지>에 실은 논문의 줄기세포 사진과 황 교수 논문의 사진이 같다는 의혹이 인터넷에서 제기됐다. 이 논문에는 노성일 이사장과 김선종 연구원이 저자로 참여하고 있고, 상식적으로 같을 수 없는 수정란 줄기세포와 체세포 줄기세포가 동일하다는 점 때문에 맞춤 체세포 출처가 미즈메디병원이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됐다.

이날 오후 황우석 교수를 만난 노성일 이사장의 ‘폭탄선언’이 터져나왔다.

김미영 이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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