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과학갤러리에 올라온 사진. 위의 것이 황 교수팀 논문 부록 사진(줄기세포 5번)이며, 아래 것이 미즈메디 줄기세포 1번 사진으로 동일 사진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출처 : 디시인사이드 과학갤러리
이번엔 ‘미즈메디 줄기세포’ 사진의혹 잇따라 제기
미즈메디 논문과 황 교수 사이언스 논문 속 줄기세포사진 동일 의혹
미즈메디 논문과 황 교수 사이언스 논문 속 줄기세포사진 동일 의혹
황우석 교수팀의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을 둘러싼 의혹의 종착역은 어디인가. 사진 중복, DNA 조작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2005년 10월 미즈메디병원 연구팀이 미국의 <바이올로지 오브 리프로덕션>에 게재한 ‘Defined Feeder-Free Culture System of Human Embryonic Stem Cells’ 논문의 사진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디시인사이드 과학갤러리 등에서 생명과학자들은 “사이언스 황 교수의 논문 부속서에 실린 5번 줄기세포(NT-hESC-5)의 사진이 미즈메디 연구팀 논문의 수정란 줄기세포 1번(Miz-hES1) 사진과 동일하다”는 의혹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이 논문에 실린 줄기세포는 미즈메디 병원에서 잉여 수정란을 이용해 수년 전에 만든 것으로 한국으로서는 유일하게 미국국립보건원(NIH)에 등록돼 5000달러에 분양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황 교수의 체세포 줄기세포와는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다. 이 논문에는 황 교수 논문의 공동 저자로 등재돼 있는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과 김선종 연구원이 저자로 참여하고 있다.
이번 사진 중복 의혹은 지금까지 같은 논문 안에서 제기됐던 ‘중복 사진’ 의혹과 달리 황 교수의 체세포 사진의 원래 출처까지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라 논문의 진위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의혹과 파장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 두 논문 노성일·김선종 공동저자로 참여 의혹 증폭
제기된 의혹을 종합하면, 수정란을 이용한 줄기세포(1번)와 환자의 체세포에 핵을 다른 난자 공여자의 난자에 치환해 만들어낸 맞춤형 줄기세포(5번) 사진은 다를 수밖에 없는데 두 사진이 동일하게 나오는 것은 근본적으로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과 노 이사장이 두 논문의 저자로 참여했지만 김 연구원이 인터뷰에서 “황 박사 논문의 2, 3번 줄기세포의 사진작업만 했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세포번호나 세포 염색 시약(마커)이 다른 점을 감안할 때 사진 자체가 달라야 하지만 너무나도 흡사하다는 것이다. 생명과학자들은 “이 두 사진이 섞였다는 것은 실험실의 연구 패턴과 자료관리 방식들을 염두에 둘 때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이에 따라 황 교수의 올해 논문의 사진출처가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 사진이고, 사실상 체세포 줄기세포는 없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 ‘다른 두 논문의 사진이 같을 수 있나?’
생명과학자들은 이런 점 때문에 그동안 제기된 수많은 시진 중복과 겹치기, 디엔에이 지문분석(DNA fingerprinting) 자료를 살펴볼 때, 황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의 진위와 진실성에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진 중복 의혹은 15일 인터넷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디시인사이드 과학갤러리에는 이를 둘러싼 논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황교수 gg하세요’는 “미즈메디 건은 인공수정으로 만든 수정란에서 얻은 줄기세포이고, 황 교수의 2005년 논문은 환자체세포에서 나온 줄기세포”라며 “미즈메디의 수정란 줄기세포와 황우석팀에서 만들었다는 환자 체세포 맞춤 줄기세포가 같다는 것은 미즈메디의 수정란 줄기세포를 가져다 이것을 환자 체세포 줄기세포라고 한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진은 각각 다른 논문에서 동일한 사진이 쓰였다는 점에서 여느 사진조작 건과는 차원이 다른 의혹”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내생각엔’은 “사진 중복문제는 논문의 진정성과 성과와는 무관하다고 본다”며 “만약 김선종 연구원이 사진 분리과정 중에 혼선으로 잘못 넣었거나 아니면 논문 마감 시간에 쫒겨 대충 작업을 했던 것 아니냐”며 명확한 사실 없이 논문조작을 운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 ‘천OO’, 브릭 게시판과 디시인사이드에 “사진작업은 실수…논문 철회했다” 해명글
“해서는 안되는 실수, 조작이라도 너무 허술” 과학도들이 주로 이용하는 브릭 게시판에서도 사진 중복 논란에 대한 의견이 활발하게 오가고 있다. ‘disc...’는 “현재까지 2005년 황 박사의 논문에 사용된 사진 중 일부가 미즈메디 줄기세포의 사진이라는 정도만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니면 거의 희박하지만 거꾸로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의 사진이 미즈메디 줄기세포 사진으로 둔갑했다는 정도”라며 “어쨌든 미즈메디, 황 박사 두쪽 다 논문 조작이라는 굴레를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고 평했다. ‘hlee...’는 “문제의 핵심에 김선종 연구원과 미즈메디 및 서울대 교수가 서 있는 만큼 단순히 황우석 박사팀만 아니라 공동연구를 한 미즈메디병원쪽도 조사를 해야 되는 상황인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kimd...’도 “실수라고 해도 참 하기 힘든, 해서는 안되는 실수고 조작이라고 해도 너무 뻔히 보일 정도로 허술해서 그 또한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브릭 게시판과 디시인사이드 게시판에는 자신이 미즈메디 논문 제1저자인 ‘천아무개’라면서 “이번 논문을 준비하면서 사진 작업(ES cell staining)을 했는데, 공교롭게도 사진을 여러 장 찍어서 비교하다 보니, ES 모양이 비슷해서 제가 열심히 본다고는 했는데 아무래도 폴더 관리가 제대로 안돼 사진이 섞여 본의 아니게 실수를 하게 됐다”는 해명 글이 올라왔다. 그는 “논문은 이미 철회(withdraw)했으며, 사진에 대한 재작업을 해 정확한 데이타를 갖고 다시 제출(submission)할 계획”이라며 “어려운 시기에 아무것도 모르는 노 이사장과 김 연구원에게 누를 끼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미즈메디 논문과 황 교수팀 논문 모두 검증해야”
해명 글을 쓴 사람이 논문의 저자인 천씨인지는 즉각 밝혀지지 않았지만, <한겨레> 취재결과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죄송하다. 오늘 새벽 1시에 천 선생이 전화해 와서 이 사실을 알게 됐다”며 “어찌된 영문인지는 잘 모르지만 황 교수 논문에 나간 사진이 자신의 논문에 잘못 나가게 됐다고 연락을 해 왔다”고 사실을 시인했다. 노 이사장은 15일 새벽 <뉴욕타임스> 쪽에서도 취재를 해와 “단순한 실수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브릭 게시판에선 “단순한 실수라고 보기에는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bkh...’는 “생명과학 분야 연구를 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이렇게나 높은 빈도로 발생하는 실수와 그에 어울리지 않는 비논리적인 해명이 이해가 안 갈 뿐 아니라 (인신공격이 될 수 있지만) 이런 식으로 데이타를 다루는 사람들이 자칭 과학자라고 하니 어이가 없다”며 “말도 안되는 변명을 보니 몹시 화가 난다”고 말했다.
‘hexa...’도 “계속되는 실수와 해명에 믿어야 할지 믿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저런 실수가 일어날 가능성도 그다지 높지 않은 것 같아 의심의 눈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능성이 높지 않아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이해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이러한 실수가 의료 행위에서 일어났다고 생각해 보라. ‘실수로 혈액형을 잘못 기재하여 수혈 환자가 죽었다면?’ 어떠한 방식으로든 본인 그리고 연구책임자들이 책임을 지는 행동을 보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geno...’는 “황 교수의 사이언스 2005년 논문뿐 아니라 문제가 된 두 편의 논문에 대해서도 관계기관 또는 정부 차원의 조사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학술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법적 제도적 장치와 절차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인터넷에는 이 사진 외에 김선종 박사가 2004년 저명 학술지 <스템셀>에 발표한 논문에도 줄기세포 사진이 중복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미즈메디병원, 고려대, 한양대 등의 ‘Experimental and Molecular Medicine’ 논문에서 줄기세포 사진(그림 3)에 Miz-hES1과 Miz-hES4가 같다(브릭 게시판 ‘bogu...’)”는 지적도 올라와 황 교수팀과 미즈메디 논문의 사진 중복 과정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제기된 의혹을 종합하면, 수정란을 이용한 줄기세포(1번)와 환자의 체세포에 핵을 다른 난자 공여자의 난자에 치환해 만들어낸 맞춤형 줄기세포(5번) 사진은 다를 수밖에 없는데 두 사진이 동일하게 나오는 것은 근본적으로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과 노 이사장이 두 논문의 저자로 참여했지만 김 연구원이 인터뷰에서 “황 박사 논문의 2, 3번 줄기세포의 사진작업만 했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세포번호나 세포 염색 시약(마커)이 다른 점을 감안할 때 사진 자체가 달라야 하지만 너무나도 흡사하다는 것이다. 생명과학자들은 “이 두 사진이 섞였다는 것은 실험실의 연구 패턴과 자료관리 방식들을 염두에 둘 때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이에 따라 황 교수의 올해 논문의 사진출처가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 사진이고, 사실상 체세포 줄기세포는 없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 ‘다른 두 논문의 사진이 같을 수 있나?’
“해서는 안되는 실수, 조작이라도 너무 허술” 과학도들이 주로 이용하는 브릭 게시판에서도 사진 중복 논란에 대한 의견이 활발하게 오가고 있다. ‘disc...’는 “현재까지 2005년 황 박사의 논문에 사용된 사진 중 일부가 미즈메디 줄기세포의 사진이라는 정도만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니면 거의 희박하지만 거꾸로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의 사진이 미즈메디 줄기세포 사진으로 둔갑했다는 정도”라며 “어쨌든 미즈메디, 황 박사 두쪽 다 논문 조작이라는 굴레를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고 평했다. ‘hlee...’는 “문제의 핵심에 김선종 연구원과 미즈메디 및 서울대 교수가 서 있는 만큼 단순히 황우석 박사팀만 아니라 공동연구를 한 미즈메디병원쪽도 조사를 해야 되는 상황인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kimd...’도 “실수라고 해도 참 하기 힘든, 해서는 안되는 실수고 조작이라고 해도 너무 뻔히 보일 정도로 허술해서 그 또한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브릭 게시판과 디시인사이드 게시판에는 자신이 미즈메디 논문 제1저자인 ‘천아무개’라면서 “이번 논문을 준비하면서 사진 작업(ES cell staining)을 했는데, 공교롭게도 사진을 여러 장 찍어서 비교하다 보니, ES 모양이 비슷해서 제가 열심히 본다고는 했는데 아무래도 폴더 관리가 제대로 안돼 사진이 섞여 본의 아니게 실수를 하게 됐다”는 해명 글이 올라왔다. 그는 “논문은 이미 철회(withdraw)했으며, 사진에 대한 재작업을 해 정확한 데이타를 갖고 다시 제출(submission)할 계획”이라며 “어려운 시기에 아무것도 모르는 노 이사장과 김 연구원에게 누를 끼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미즈메디 논문과 황 교수팀 논문 모두 검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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